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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평짜리 건물에 갤러리, 위스키바가?…성수 소형빌딩, 이렇게 바꿨다

입력 : 2025.04.11 09:56 | 수정 : 2025.04.11 10:58

[땅집고] 2년 전 서울에 노후를 보낼 집터를 물색한 A씨 부부. 직접 살면서 임대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가주택을 구상했다. 마침 카페거리와 한적한 주택가가 함께 있는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마음에 드는 부지를 찾았다. 하지만 몇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부부는 상가주택을 자녀와 상가주택을 공동 소유하고 싶었다. 문제는 자녀가 나중에 따로 집을 장만하면 다주택자에 해당해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컸던 것. 연희동 일대 상권이 탄탄하다고는 해도 공실 우려도 있었다.

[땅집고]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가 설계한 서울 연희동 지상 2층 규모 상가주택(왼쪽)과 홍만식 리슈건축 대표가 성수동에 설계한 근린생활시설 ‘스틱55(STIC55)’ 외관. 두 건축가는 “설계 전 부지에 대한 주변 상권 사전 조사와 건축 기획을 거쳐 건물의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김용순 작가 노경 작가

A씨는 땅집고 건축주대학 대표 멘토인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를 만나 해법을 찾았다. 김 대표는 3개층짜리 상가주택을 짓되, 층별로 소유권 등기를 다르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상가는 자녀와 A씨 명의로, 주택은 A씨 부부 공동명의로 각각 나눠서 등기해 자녀가 나중에 집을 마련해도 다주택자가 되지 않도록 했다”며 “건축은 설계와 시공도 중요하지만 구상 단계부터 기획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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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침체 우려에 건축비까지 치솟으면서 예비 건축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건축 구상 단계부터 치밀한 전략을 짜야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김종석 대표는 땅집고가 오는 4월 17일 개강하는 건축주대학 32기에서 ‘건축 기획 실전전략’을 중점적으로 강의한다.


■ ”층고 높이고 복층 만들면 임대에 유리”

김 대표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잊으면 안된다고 했다. 상가는 건축주가 아닌 실제 장사할 세입자와 손님이 만족할 수 있도록 지어야 한다는 것. A씨가 지은 연희동 상가주택은 반지하 1층이 딸린 지상 2층 규모다. 주택으로 쓸 지상 2층을 제외하면 나머지 2개층은 임대 상가다. 김 대표는 연희동 상권에서 장사하는 세입자의 특성을 설계에 반영했다.

지상층 층고를 다른 건물의 1.5배쯤인 4.4m로 높인 것. 그는 “연희동에는 카페, 스튜디오, 공방이 많은데 세입자들이 층고가 높고 해가 잘 드는 공간을 좋아한다”고 했다. 층고를 높이면 복층(復層)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그는 “층고 높은 건물에 복층을 만들면 완벽한 한 층 역할은 못하더라도 임차인이 요긴하게 쓸 수 있어 세도 잘 나가고 상황에 따라 임대료도 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계단도 중요한 디자인 요소다. A씨 건물은 상가와 주택을 연결하는 계단실을 건물 외벽에 설치했다. 계단 옆으로 가벽(假壁)을 세웠는데,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프레임처럼 설계했다. 이 건물은 완공과 동시에 스튜디오와 공방, 아기용품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세입자가 들어왔다.

■ ”비용은 보수적으로, 디자인은 도전적으로”

홍만식 리슈건축 대표는 부지 여건이 열악해도 기획만 잘하면 가성비 좋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서울 성수동에 지은 근린생활시설 ‘스틱55′(Stic55)가 대표적이다. 대지면적 37평(122㎡), 건축면적 21평(71㎡)에 지상 8층 건물이다. 엘리베이터·계단실 등 공용부를 제외하면 층당 실사용 면적이 13평 남짓한 소형 빌딩이다. 주변은 온통 주택가여서 창을 많이 내기도 힘들었다. 여러모로 제약이 많았던 땅이다.

홍 대표는 일단 층수를 최대한 높여 멀리서도 건물이 잘 보이도록 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낮은 건물 사이에 우뚝 솟아 있어 어디에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주변이 주택가라는 점을 고려해 다공쌓기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건물에 창을 적게 내는 대신 벽돌에 구멍을 뚫어 쌓는 방식으로 외벽을 마감하는 기법이다.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내부에서는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다.

건물 외관 디자인도 살아난다. 이 건물은 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설계를 적용한 덕에 현재 위스키바, 예약제 헤어숍, 갤러리 등 다양한 시설이 입점했다. 홍 대표는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주변 건물부터 샅샅이 조사해 디자인 측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면서 “기획 단계에서 비용은 보수적으로 잡되, 디자인은 도전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돈 버는 건축법 배워가세요…'건축주대학 32기' 4월17일 개강>


32기 땅집고 건축주 대학 과정은 건축 분야에 따라 총 3가지 형태로 나눠서 수강생을 모집한다. 전문가들의 사례 연구와 현장스터디를 통해 시공비를 절약하고, 건축 소송과 분쟁을 예방하는 전략을 강의하는 ▲‘설계·건축 마스터클래스’와 공실률을 낮추고 성공적인 임대차 전략을 알리는 ▲‘건축리뉴얼 마스터클래스’를 각각 운영한다. 설계·건축 마스터클래스 이후 건축리뉴얼 마스터클래스 과정을 순서대로 모두 수강하는 ▲통합반도 운영한다.

수강료는 ‘설계·건축마스터클래스’가 99만원, ‘리뉴얼마스터클래스’로 79만원이다. 2개반을 동시에 수강하는 ‘통합반’의 경우 10% 할인한 160만원에 들을 수 있다.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https://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하면 된다.(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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