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11 06:00
[땅집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으로 최근 한 달 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코스피도 함께 휘청이는 가운데, 유독 몸값을 잘 유지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된 상장리츠가 눈길을 끈다.

바로 신한금융그룹의 첫 공모리츠 신한알파리츠다. 국내 24개 상장리츠 대부분이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 난 경우가 많은데, 신한알파리츠는 공모가를 상회하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10일 오후 신한알파리츠의 주가는 5500원으로 전날보다 2.36% 상승했다. 전날까지 최악으로 치달은 관세 폭탄발 증시 하락 국면에서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날 주가는 국내 24개 상장리츠 주가 중 1위 기록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12월 주가도 5640원(종가기준)으로 상장리츠 중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 미국發 나락장 속 리츠 주가 1위…용산 오피스 팔아 특별배당 지급
신한알파리츠는 신한리츠운용의 첫 공모리츠로 2017년 12월 설립해 2018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6494억원, 총 자산규모(AUM)는 2조1488억원에 달해 상장리츠 중 자산 규모가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

보유한 자산은 서울 강남, 서초, 경기 판교 등 핵심지 오피스로 총 11개 부동산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오피스 총 연면적만 10만4000평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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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그레이츠판교’(알파돔시티6-4블록), 서울 강남구 삼성화재 역삼빌딩, 서초구 GS서초타워 등이 있다. 오피스들의 공실률이 10% 이하로 낮고, 신한리츠운용의 임대료 협상력이 우수해 업계로부터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배당 수익도 크게 뛰었다. 신한알파리츠는 1년에 두 차례 배당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2회에 걸쳐 나온 배당금 총액이 817원으로 전년대비 꽤 짭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3년에는 총 376원, 2022년에는 387원 수준이었다.
2023년 보유자산 중 하나인 용산 더프라임타워를 매각하며 730억원의 차익을 얻으면서, 지난해 6월 반기 기준 특별배당금 642원(배당 수익률 25.7%)을 지급해 배당 수익이 크게 뛰어올랐다.

전반적인 주식 시장 흐름에 따라 등락이 있지만, 주가가 빠지더라도 회복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미국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코스피가 -9% 하락했는데, 신한알파리츠는 같은 기간 5510원에서 5370원으로 -2.5% 정도만 조정됐다. 다음 날인 10일엔 코스피 반등에 따라 주가는 종가 기준 5500원으로 빠르게 회복됐다. 상장리츠 주가 중 최고 실적이다.

이 기간동안 상장리츠 주가는 평균 3~4% 정도 하락해 상장리츠 중에서도 하락률이 낮고, 회복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상장리츠 상위 10개로 구성된 KRX리츠TOP10지수는 같은 기간 760원에서 735원으로 -3.28% 변동했다.
■강남 ‘BNK디지털타워’ 편입 시 초대형 오피스 리츠로 도약…“안정된 자산관리 역량, 배당금 높아질 것”
업계에선 미국발 주가 하락장 속에서 피난처를 찾는 투자 수요가 신한알파리츠로 쏠렸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기본적으로 높고, 배당금도 많이 나와 코스피 하락장 속에서 방어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우량 자산도 더 확대 편입한다. 신한리츠운용은 BNK디지털타워를 매입할 예정이다. BNK자산운용은 BNK디지털타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신한리츠운용을 선정했다. 신한리츠운용은 3.3㎡당 약 4070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시 이 오피스는 신한알파리츠에 담길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398에 있는 BNK디지털타워는 지하 7층~지상 20층, 연면적 3만7182㎡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이 가깝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신한리츠운용의 안정적인 자산관리 역량으로 신한알파리츠의 배당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BNK디지털타워가 신한알파리츠에 편입되면 보유자산 규모가 3조원, 자산 개수는 12개로 초대형 오피스 리츠가 될 것”이라며 “우량 자산인 그레이츠판교의 리파이낸싱 시기인 2026년 금리가 기존(4.8~5.2%)보다 낮은 3%대 후반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임대료도 인상될 요인이 높은데다 용산더프라임 오피스 매각 당시 일부 유보한 배당 재원이 있어 배당금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