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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연장은 아무나 짓나"..행안부, 마포구청의 900억 'K-POP 공연장' 퇴짜

입력 : 2025.04.10 16:13 | 수정 : 2025.04.11 08:44

[땅집고] 서울 마포구청이 한강 변에 지으려던 ‘K팝 공연장’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재검토’ 결정에서 올해 ‘반려’ 처분으로 결과가 더 나빠진 것이라 사실상 건립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올해 제1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위원회 결과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청이 지난해에 이어 재상정한 사업비 총 907억원 규모 ‘한류·공연관광 콤플렉스 조성사업’(K-POP 공연장)이 반려 처분을 받으면서 심사에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청이 한강변 유수지 및 공영주차장 부지에 건립하겠다고 밝혔던 ‘한류 공연 관광 콤플렉스’ 완공 후 예상 모습. /마포구청

이 사업은 현재 마포구청이 유수지 및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길 9 일대 부지 3만960㎡에 최고 5층 높이, 연면적 1만1698㎡ 규모 공연장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대공연장 1350석, 다목적공연장 300석, 주차장 469면 등을 포함하는데 이곳을 K-POP 전문 공연장으로 삼아 한류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 마포구청 계획이었다. 규모, 사업비는 총 907억원으로 추산한다. 국비 353억원, 시비 177억원, 구비 377억원으로 구성한다.

하지만 마포구 K-POP 공연장이 올해 첫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 ‘반려’ 처분을 받으면서 마포구청이 올해 공연장 건립을 위한 사업비 예산을 꾸릴 수 없게 됐다. 특히 이 사업이 지난해 5월 재심사 통보를 받은 뒤 10월 ‘재검토’ 처분을 받고 올해 재신청 한 것인데, 최종적으로 반려된 것이라 사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란 국가가 총 사업비 300억원 이상 신규 투자 사업에 대해 중복 투자 등을 방지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기 전 행정안전부가 해당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심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청의 ‘한류 공연 관광 콤플렉스’ 완공 후 내부 예상 모습. /마포구청

마포구청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밝힌 반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일단 사업비 조달 계획을 확정한 뒤 투자 심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것과, 인근 유사 시설 운영 현황 등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K-POP 공연장의 수요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 한 마디로 마포구청이 구체적인 사업비 마련 방법과 수요 조사를 하지 않은 채 공연장을 건립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마포구청 관계자는 “아직 행정안전부 측에서 구체적인 반려 이유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중앙투자심사에서 통과한 서울시의 ‘여의도공원 재조성화 사업’ 중 공연장 격인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내용이 있어 이 시설과 중복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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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K-POP 공연장 건립 계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수 차례 나온 바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제 268회 정례회 제 1차 본회의에서 마포구의회 소속 강동오 의원은 “(복합공연장은) 지난 5월 중앙투자심사 재심사 통보를 받아 실시설계가 중단됐다, 이미 영종도·도봉구·여의도 등에 비슷한 형태의 공연장이 건립 예정 혹은 완공됐다”고 지적하며 수요를 고려해 복합공연장 대신 복합체육시설로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강 의원은 사업 대상지인 용강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체육문화시설 건립을 선호하는 주민들이 70.4%였던 반면, 복합공연장을 원하는 주민은 19%에 그친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그는 “서울시 구립 공연장 총 43개 중 30개의 공연장이 적자 운영 중이고, 관객 유치에 따라 수익성 변동이 크다”며 향후 K-POP 공연장의 적자 위험성까지 우려했다.

이번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마포구청은 K-POP 공연장 건립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반려 사유를 분석해서 사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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