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09 13:29 | 수정 : 2025.04.10 10:10
[땅집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수주 대전이 올 상반기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는 가운데, 압구정2구역과 더불어 속도 1, 2위를 다투던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격전지로 예상하는 압구정2구역이 올 6월 수주전을 예고하면서 서울시가 다른 구역들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수권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압구정4구역과 5구역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고시 심의를 보류 판정했다. 압구정4구역 조합에 따르면 당시 주된 지적사항으로는 ▲랜드마크동 200m 이상 외 다른 층은 50층 미만으로 할 것 ▲한강변 첫 주동(20m) 형태와 적정성 검토 ▲통경축 중저층 배치 강화 ▲데크 삭제 또는 최소화 등으로 나타났다.
검토 대안으로는 ▲현재의 동 개수 유지▲통경축 중저층 배치 ▲2개 동 통경축에 따른 가구 수 감소로 일반분양 면적과 가구 수 축소 등이 언급된다. 압구정4구역 조합 측은 “수권위원회 결과가 보류처리되면서 상실감이 크겠지만, 조합원에게 더 유리한 방안 마련의 기회로 여기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축계획안 3개를 마련해 4월 초부터 서울시 담당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4월 말까지는 사전 협의와 보고를 마칠 예정”이라며 “협력사를 독려하여 재상정 일시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4월 진행하는 서울시 수권소위는 압구정 5구역과 별도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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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서울시에서 업계 관심이 큰 압구정 재건축 지구의 사업 조절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압구정 2구역과 더불어 속도가 빠른 압구정 4구역의 정비계획 변경고시 심의를 보류할 이렇다 할 큰 사유가 없어서다.
이로써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지구에서 시공자 선정을 하는 첫 번째 단지가 됐다. 이 구역은 올 2월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하면서 재건축 정비계획을 확정지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6월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최종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다.
실제로 서울시가 속도 조절에 나서는게 맞다면 압구정 4구역은 내년 상반기 정도에 시공사 선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압구정4구역에는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이 외에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GS건설 등도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압구정4구역 재건축사업은 기존 1341가구 규모의 현대ㆍ한양아파트 19개 동을 1800여 가구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의 건축기준을 적용해 용적률을 최고 300%, 최고 층수는 70층으로 계획한다. 신통기획에 따른 기부채납시설로는 한강변 조망데크공원이 들어선다. 특히 이 구역은 2020년 12월 압구정지구에서 처음으로 조합을 설립했다. 공사비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사업비만 2조원에 달한다.
4구역과 함께 정비계획을 제출한 압구정5구역은 한양1·2차로, 현재 총 1232가구 규모다. 50층 내외 1540가구 수준으로 재건축한다. 공사비 1조원에 총사업비는 1조4000억원에 이른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