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서울시, 시니어타운 백지화…은평 혁신파크 4545억원에 매각

입력 : 2025.04.08 16:10 | 수정 : 2025.04.08 16:12

[땅집고] 서울시가 은평구 일대 지하철 3·6호선 불광역 초역세권인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짓기로 했던 세대공존형 시니어타운 ‘골드빌리지’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서울시가 이 땅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함께 공공개발하는 대신 부지를 약 4545억원에 공매로 매각한 뒤 민간기업에 개발을 맡기기로 하면서다.

☞관련기사: 서울시, 은평구 초역세권 알짜부지 '서울혁신파크' 4545억원에 공매 등록

8일 서울시 서부권사업과 관계자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를 낙찰받아간 민간기업이 이 부지를 ‘서울창조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균형발전 사전협상제도에 따라 서울시가 일자리 용도를 50% 이상 확보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지만, 골드빌리지 등 주거 부문에선 별도 세부 지침이 없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부지. / 김리영 기자

서울혁신파크는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일대 부지 4만8000㎡로, 옛 국립보건원 질병관리본부 땅을 서울시가 정부로부터 2003년 매입했다. 당초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둔 공간이지만, 오세훈 시장 집권 체제로 들어서면서 이 곳에 시니어타운 240가구와 공동주택 500가구 등을 함께 짓는 이른바 골드빌리지로 개발하자는 계획이 나왔다. 골드빌리지란 노인이 거주하는 주택 인근에 자녀가 살 수 있는 집을 함께 짓는 세대공존형 주거시설을 말한다.

서울혁신파크를 골드빌리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은 2022년 7월 오 시장이 싱가포르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나온 것이다. 당시 오 시장은 싱가포르 북부 도심에 있는 세대통합형 공공임대주택인 ‘캄풍 애드머럴티’를 방문한 뒤 영감을 얻었다며, 같은해 12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함께 서울혁신파크에 골드빌리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시가 서울혁신파크 개발을 SH공사가 아닌 민간기업 손에 맡기기로 방향을 틀면서 골드빌리지 사업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업계에서는 현행법상 서울권역에서 시니어 주거시설은 임대만 가능하고 분양이 금지돼있어 사업자가 분양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만큼 사업성이 떨어져, 서울시가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 개발 방식을 변경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땅집고] 서울시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던 세대공존형 주택 ‘골드빌리지’ 계획. /연합뉴스

이달 서울시는 서울혁신파크 부지 4만8000㎡를 최저입찰가 4544억9012만6200원에 공매로 등록했다. 최고가를 써낸 기업·투자자가 새 주인이 되는 일반경쟁 최고가 방식으로 공매를 진행하며, 4월 10일부터 1회차 입찰을 받는다.

앞으로 서울혁신파크가 낙찰자를 찾을 경우 ‘서울창조타운’이라는 명칭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곳이 IT·언론·미디어 중심 업무지구인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을 고려해, 서울창조타운을 디지털미디어·영상·웹툰 등 창조 산업 특화 일자리로 만들겠다는 것이 서울시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부지 매각 및 계약 체결을 마치면, 2028년까지 민간사업자와 함께 개발 계획을 수립한 뒤 2029년 착공, 2033년 준공이 목표다.

비록 서울혁신파크에 골드빌리지를 건설하는 방안은 무산됐지만 이 부지를 서북권 핵심 업무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가 5000㎡ 이상 대규모 부지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균형발전 사전협상제도에 따라, 부지를 낙찰받아간 민간사업자에게 전체의 50% 이상을 업무 용도로 확보하도록 제시할 방침이라는 것.

서울시 서부권사업과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으로서의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면, 민간사업자가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발 계획을 제출하는 방식”이라면서 “큰 틀에서 상업‧여가‧문화 융복합도시로 조성하는 ‘직주락’(職·住·樂)이라는 개발 방향은 바뀌지 않았지만, 사업 방식이 공공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바뀌면서 골드빌리지 조성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