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04 17:50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남아 있는 마지막 대단지인 방배15구역 재건축 사업지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소수 비대위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입찰 불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조합장 해임 총회를 여는 가운데, 조합장은 해임 총회 철회 동의서를 과반 가까이 받아내 방어 태세에 나서고 있다.

4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방배15구역 조합원 일부는 오는 5일 오후 2시 방배동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조합장 해임 임시총회’를 개최하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모 건설사와 결탁해 사문서를 위조하고, 검찰에 송치됐으며 조합장이 청렴서약서를 거부했다는 주장이다.
해임총회 발의자 3인은 조합장이 조합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도 했다. 이들은 포스터에 “방배15구역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면서 “오셔서 소중한 의결권을 꼭 행사해달라”고 밝혔다. 조합에 따르면 조합장 해임총회 발의자 3인은 조합 이사직에서 해임된 상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입찰 불참 책임을 묻겠다며 총회를 발의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조합장 해임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비대위 규모가 크지 않아 과반 참석에 과반 찬성인 총회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고, 해임 사유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김석근 조합장은 “조합원 858명 중 400명의 해임 총회 철회서를 받아냈기 때문에 과반을 넘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면서 “조합을 흔들려는 세력이 있으나,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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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장은 삼성물산이 1차, 2차 입찰의향서 마감일에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가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화제가 됐었다. 조합에서도 삼성물산 참여 등 경쟁 입찰을 성사시키기 위해 입찰제안서 제출 기한 관련 조건을 없앤 이후라 입찰 참여 기대감이 커졌으나, 책임준공 완화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삼성물산은 끝내 불참했다.
현재는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2월 1차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으며, 조합은 오는 5월9일 2차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방배15구역은 재건축을 통해 방배동 528-3번지 일대에 지하3층~지상 25층 아파트 1668가구와 부대복리시설으로 재탄생한다. 조합이 책정한 예정 공사비는 7553억원이다. 3.3㎡ 당 870만원 수준이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 많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지만, 서울시 협의를 통해 종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보해 사업성을 높였다. 사당역과 이수역 사이 더블 역세권인 점이 특징이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