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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9억에 패닉"…'부산의 압구정' 삼익비치, 99층 랜드마크 무산 위기

입력 : 2025.04.04 06:00

[땅집고] “99층 랜드마크로 짓겠다더니, 뚜껑 열어보고 60층으로 가자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역시 99층은 무리였나봅니다.”

부산 재건축 최대어 ‘삼익비치타운’의 99층 랜드마크 건립 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 단지는 당초 지상 60층 아파트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으나, 부산시가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이른바 99층 아파트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99층 아파트를 추진할 경우, 랜드마크 건립·일반분양 증가에도 불구하고 분담금이 국평도 9억원으로 치솟는다.
[땅집고]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부산시 특별건축계획안 적용한 최고 99층 아파트 조감도. /남천동 삼익비치타운(남천2구역) 재건축 조합

■ ‘60층만 할까’ vs ‘99층도 하자’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익비치타운 재건축 조합(남천2구역)은 5일 부산시 특별계획안 사업 추진 여부를 안건으로 하는 총회를 개최한다. 조합은 현재 1안인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의 60층 건축안을 추진하면서 2안인 부산시 특별계획안을 함께 준비 중이다.

원안은 최고 60층, 12개 동, 총 3225가구 규모다. 특별계획안은은 최고 99층 아파트, 6개 동, 37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특별계획안을 하면 일반분양이 당초 300가구 미만에서 600가구 정도로 늘어난다.

삼익비치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투트랙으로 진행 후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최종 선택을 할 계획이었으나, 조합원 의견에 따라 특별계획안 사업 추진 여부를 논하게 됐다”고 했다.

[땅집고]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은 1979년 준공한 지상 12층, 33개 동, 306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강태민 기자

■ 분담금 줄어들 줄 알았는데, 1억 더 내라니

특별계획안은 공개 당시에 큰 호응을 받았다. 99층 재건축을 하면 일반분양 물량이 300가구에서 600가구로 늘어나는 만큼, 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만연했던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분담금이 1억원가량 늘어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대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99층 재건축 시, 이 단지 전용면적 84㎡(약 34평)가구의 추정 분담금은 9억원 정도다. 60층 아파트를 지을 때 분담금인 8억원보다 1억원 높다.

이는 초고층 건축물 공사비가 배로 비싸기 때문이다. 90층 이상 초고층 주상복합이라면 수조원대 공사비가 들 가능성이 높다. 이 단지의 당초 예상 공사비(60층 기준)가 1조4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90층으로 할 경우 수조원대 공사비 규모 불가피하다.

부산 대표 재건축 단지인 삼익비치는 1979년 준공한 3060가구 대단지다. 지상12층, 33개 동, 전용 41~148㎡ 규모다.

다만, 용적률이 295%로 높고 전용 84㎡ 이하 소형 평형이 절반 가량(1452가구)을 차지해 조합원이 일대일 재건축 아파트에 준하는 분담금을 내야한다.

업계에서는 억대 분담금으로 인해 이 단지 재건축 사업 표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용 84㎡ 실거래가 11억6500만원에 분담금 9억원을 더하면 20억원이 넘는다”며 “준공 후 같은 평형 입주권 가격이 최소 23억원을 넘어야 금융비 등을 회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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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합원 사이에서는 분담금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온다. 조합원 이모씨는 “초고층은 특수공법이 들어가야해 건축비만 더 들 것”이라며 “서울 반포 원베일리나 아크로리버파크 등 주요 단지가 초고층을 안 짓는 이유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속도전을 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단지 주민 김모씨는 “60층과 99층 모두 매우 높은 층수다”며 “금리와 공사비가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지어서 신축 아파트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단지 가격은 재건축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소폭 하락하는 추세다. ‘삼익비치’ 전용 115㎡의 경우 이달 초 14억1700만원(4층)에 팔린 후 13억8500만원(10층)에 손바뀜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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