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03 06:00
[아파트 브랜드 언박싱] ‘27년 연속 1위’ 래미안을 오피스텔에 단다고?…브랜드 전략 바꾼 삼성물산 속내는
[땅집고] 도시정비ㆍ부동산 개발 시장에 수년 만에 컴백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서울 목동에서 지상 49층 규모의 사상 첫 ‘래미안 오피스텔’을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래미안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철저했던 삼성물산의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쓰기 전에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지역, 사업성, 상징성 등을 꼼꼼히 따지고 전문 업체에 맡겨 단지 이름을 지을만큼 세심하게 신경 썼다. 희소성을 강조하기 위해 래미안을 단 아파트 단지명 대부분 특허를 냈다. 그런데 서울 강남도 아닌 지역에 짓는 오피스텔에 ‘세컨 브랜드’도 아닌 ‘래미안’을 직접 달기로 하자, 업계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관련기사 : "1.3년치 일감 남았다" 수주절벽 위기 삼성물산, '닥공 수주' 나섰다
[땅집고] 도시정비ㆍ부동산 개발 시장에 수년 만에 컴백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서울 목동에서 지상 49층 규모의 사상 첫 ‘래미안 오피스텔’을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래미안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철저했던 삼성물산의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쓰기 전에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지역, 사업성, 상징성 등을 꼼꼼히 따지고 전문 업체에 맡겨 단지 이름을 지을만큼 세심하게 신경 썼다. 희소성을 강조하기 위해 래미안을 단 아파트 단지명 대부분 특허를 냈다. 그런데 서울 강남도 아닌 지역에 짓는 오피스텔에 ‘세컨 브랜드’도 아닌 ‘래미안’을 직접 달기로 하자, 업계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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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콧대 높은 ‘래미안’을 오피스텔에?…브랜드 업계는 “충격” 해석 분분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디벨로퍼 아이코닉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924번지 목동 KT타워부지에 짓는 주상복합 건물 시공사로 삼성물산을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지하 6층~지상 48층 규모 주거형 오피스텔 658실과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다. 총 공사비는 7000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이 오피스텔에 자사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오피스텔에 래미안을 다는 것은 처음이다. 이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113㎡ 이상 중대형으로만 이뤄지며 1실당 공사비가 10억원 수준이어서 사실상 고급 아파텔로 분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사업지는 지하철 5호선 목동역과 오목교역 사이에 있다. 서정초·목운초·목운중 등을 걸어다닐 수 있다. 인근에 이마트·현대백화점 등 생활편의시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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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의 추락? 새로운 영업 전략? 해석 분분
업계에서는 사상 첫 ‘래미안 오피스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 관리에 철저했기 때문이다. 래미안을 단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마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들였다. 희소성을 강조하기 위해 단지명에 대해 별도 상표 출원도 신청했을 정도다
그런데 삼성물산이 서울 강남도 아니고 아파트도 아닌 오피스텔에 펫네임(별칭)도 없이 ‘래미안’을 달자 영업 전략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 실제로 래미안과 함께 1세대 아파트 브랜드로 꼽히는 DL이앤씨의 ‘e편한세상’은 오피스텔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에코,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시티처럼 아파트 브랜드에 펫네임을 붙여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피스텔이 주거상품도 아닌 업무시설, 준주택인데 래미안을 단다는 건 사실상 ‘브랜드의 추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피스텔은 건축법, 아파트는 주택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라고 해도 실제 크기에 차이가 있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공용면적에 주차장 등 기타 공용면적 등을 모두 더한 계약면적을, 아파트는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을 더한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도심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들어서 편리한 상업시설을 가까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고밀도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주변에 모텔촌 등 유흥시설 밀집지역인 경우도 많다.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담당자는 “일반 아파트 브랜드 하나가 시장에 자리잡으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고, 고급 브랜드는 말할 것도 없다”며 “다른 건설사들이 오피스텔 전용 브랜드를 만드는 이유는 아파트 브랜드 관리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삼성물산도 오피스텔 사업을 할 때 ‘쉐르빌’, ‘미켈란’ 브랜드를 사용했다. 다만 이 브랜드들이 삼성중공업이나 시행사의 자체 브랜드라 사용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래미안은 우리나라 최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인데, 오피스텔에 그대로 다는 것 자체가 래미안의 이미지가 전 같지 않다는 의미”라고 했다.
래미안 오피스텔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에서 대규모 사업지를 찾기 힘든 상태에서 목동이라는 상급지에 600실이 넘는 고급 아파텔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영업의 일환이라는 것.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오피스텔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고급 아파텔로 만들어 랜드마크화하면 나중에 목동 재건축 사업지 등에 어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삼성물산이 확실히 영업 전략을 바꾼 느낌”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래미안 오피스텔에 대해 ‘영업 정상화’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에 사업성과 상징성이 좋은 사업지에 들어간 것”이라면서 “그동안 주택 사업을 축소하면서 동력이 떨어졌던 신사업 개발 부문을 재가동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했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