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4.01 06:00
[땅집고]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가 터지면서 전국 홈플러스가 하나 둘 폐점하는 가운데, 홈플러스 부지 대부분이 40층 안팎의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통상 대형마트 부지의 경우 교통이 편리하고 대로변에 있어 입지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상업지구로 용적률이 높아서 초고층 건축물 건립이 가능하다.

■ 동대문 홈플러스, 최고 49층 아파트 자리로
서울에서는 홈플러스 동대문점이 빠르게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는 동대문구 용두동 33-1번지 일대에서 진행하는 ‘용두역세권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용두동 홈플러스 부지에는 최고 49층 아파트 408가구와 500석 규모 공연장이 들어선다.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하면서 용적률이 당초 400%에서 780%로 높아졌다. 부지 면적은 1만9484㎡다.
이 땅은 당초 MBK파트너스가 일찌감치 팔았던 곳이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홈플러스 동대문점을 유경PSG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당시 유경PSG자산운용은 가좌점과 김포점, 김해점, 북수원점 등 총 5개 점포의 세일즈앤드리스백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디벨로퍼 주식회사더미래가 2021년 이 땅을 매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시공사는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이 현장과 관련, 3366억원 한도로 PF보증을 제공 중이다. 동대문점은 2026년 폐업한 뒤 건물 철거에 돌입, 2027년 착공 및 분양할 예정이다.

■ 초고층 아파트로 바뀌는 전국 홈플러스
이외에도 경기 안산, 부산 가야점·해운대점 등 10개 안팎의 지점이 문을 닫았거나 폐점을 앞두고 있다. 부지를 사들인 기업 대다수가 디벨로퍼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대문점처럼 모두 개발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에서는 안산점이 대표적이다. 국내 1세대 디벨로퍼로 통하는 화이트코리아는 2020년 6월 안산점 부지 2만7138㎡를 3870억원에 매입했다. 역대 MBK의 홈플러스 매각 대금 중 2위다.
이 자리에는 지하 5층~지상 49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생길 예정이다. GS건설이 시공한다.
안산점은 2021년 11월 폐점했으나, 시행사와 지자체 간 협의로 인해 5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안산시는 당초 최고 용적률 기준인 1100%가 과도하다고 보고, 이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적용 가능 용적률은 400%대다.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부지에는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SK에코플랜트 컨소시움은 2022년 9월4050억원에 해운대점 홈플러스 부지를 매입했다. MBK의 홈플러스 매각가 중 1위다. 당초 홈플러스 재임차 소식이 들렸지만, 폐점 후 철거 작업이 이뤄졌다.
SK에코플랜츠 컨소시움은 이 곳에 지하8층~최고 51층 규모 업무시설을 조성한다. 2028년 완공하면 해운대에서 가장 높은 업무시설이 된다. 올해 초 착공에 돌입했다. 인근에는 최고 73층 규모 실버타운이 지어진다.

■ 지자체가 보유했던 홈플러스 부지도 있다
지자체가 땅을 보유한 경우도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던 목동 홈플러스 부지의 주인은 양천구다. 홈플러스는 25년간 땅을 임대해서 목동점을 운영해왔다. 목동점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을 종료했다.
구는 목동중심지구 내 핵심 부지로 꼽히는 입지를 고려해 기업 유치를 목적으로 업무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달 구의회에서 목동 홈플러스 부지 매각 처분에 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이 의결된 만큼, 매각이 가능해졌다. 주차장 부지를 포함한 총 면적은 1만9172㎡다.
이 곳은 서울시가 2022년 4월 서울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이에 따라 업무시설, 방송통신시설, 교육연구시설(입시학원 제외), 관광숙박시설 중 최소 한 가지 용도를 포함해야 하며 전체 연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구는 올해 상반기 감정평가를 실시, 하반기 중에 공개 매각을 위한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노원구 중계동 홈플러스의 경우 2030청년주택 등 서울시 공공 주택으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대로 인해 재매각이 거론되고 있다. 부지 면적은 8366㎡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