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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달고싶어" 반포 삼호가든5차, 응찰도 안한 삼성물산 우선협상대상자로

    입력 : 2025.03.31 16:54 | 수정 : 2025.04.01 18:31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옛 삼호가든 아파트 단지 중 마지막이자, 입지가 가장 좋은 ‘삼호가든5차’ 재건축 사업지가 우선협상대상시공자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선정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수의계약 의지를 꾸준히 보였던 현장이어서 뒷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땅집고]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5차 재건축사업지 완공 후 예상 모습. /서울시

    31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삼호가든5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29일 정기총회에서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효성중공업 등 4개사를 대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건을 의결했다. 총회 결과, 조합원 167명 중 123명이 삼성물산을 선택했다. 80%가 넘는 지지율이다. 조만간 삼성물산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 조합은 이를 토대로 오는 7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입찰 의지를 보였던 포스코이앤씨가 아닌 전혀 다른 시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것은 이례적이라고 반응한다. 이 단지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시공자 선정 입찰이 세 차례 연속 유찰됐다. 이 단지는 당초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의 경쟁이 점쳐졌으나, SK에코플랜트가 경쟁을 포기하면서 2차례 단독 입찰한 포스코이앤씨의 수의계약이 유력해졌다.

    그런데 조합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총회를 열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시공사 선정 입찰이 2차 유찰되면 어떤 회사와도 수의계약이 가능해진 점을 이용한 것이다. 조합은 1, 2차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4개사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올리겠다”며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며, 이 중 3개 사가 관련 자료를 내며 참여 의지를 보였다.

    조합이 내건 선정기준표를 보면 항목은 모두 ▲시공능력 평가 순위, ▲국가 고객 만족도(NCSI) 순위ㆍ점수, ▲아파트 브랜드 순위, ▲아파트 하자 판정 비율ㆍ건수 순위, ▲시공사 신용평가 등급, 영업이익, ▲강남3구 내 최근 10년 간 정비사업 준공실적(리모델링사업 제외) 등 6개다.

    모든 항목에서 삼성물산이 압도적으로 높은 순위인데다가, 특히 강남3구 내 최근 10년 간 정비사업 준공실적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이외에는 없다. 사실상 단독 응찰에 나선 포스코이앤씨를 솎아내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이앤씨가 단지명으로 제안한 ‘오티에르’는 신생 브랜드이기 때문에 아직 준공 단지가 없다.

    삼호가든5차 시공사 자리를 놓친 포스코이앤씨는 내부적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다. 삼호가든5차는 포스코이앤씨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현장이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핵심 입지일수록 브랜드를 따지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낸 사례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땅집고] 삼호가든5차 아파트 위치도./네이버 지도

    1986년 준공한 삼호가든5차 재건축은 반포동 30-1 일대 대지면적 1만3691㎡에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3개 동, 305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조합이 입찰공고를 통해 제시한 공사비는 2369억원이다. 평당 공사비는 990만원 수준이다.

    삼호가든 아파트 가운데 마지막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앞서 삼호가든 1·2차는 1119가구 규모의 반포리체, 삼호가든3차는 848가구 규모의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 삼호가든4차는 764가구 규모의 반포써밋으로 각각 재건축을 마치고 입주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90~100가구에 불과해 사업성이 뛰어나진 않지만, 삼호가든의 마지막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이 있고 일대에서 입지가 가장 좋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9호선 사평역이 도보권에 있고, 경부고속도로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서울성모병원이 가깝고 원촌초, 원촌중, 반포고 등이 있는 학군지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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