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31 06:00

[땅집고] “위례신사선 무산, 위례과천선 패싱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위례는 정부에 세 번을 당했네요.”
최근 서울시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전역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지로 규제하겠다고 밝히면서 규제의 불똥이 애꿎은 위례신도시로 튀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하남, 성남에 걸쳐 조성한 신도시다. 이 가운데 송파구에 속한 일부 위례신도시 지역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대중교통망이 취약해 ‘반쪽신도시’라는 오명을 쓴 상황에서 서울시의 토허제 지정 조치가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담금 냈는데…16년 표류한 위례신사선 무산
서울시를 향한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은 당초 위례신사선 사업 무산에서 비롯했다. 위례신사선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연장해 위례신도시까지 연결하는 경전철로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노선이다.
입주 당시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위례신사선 사업비 일부를 분담금 형태로 부담했다. 1가구당 700만원, 총 3100억원가량이 교통개선분담금으로 납부됐다. 하지만 2008년부터 사업이 표류하다 결국 2700억원의 공사비 증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됐다. 사업 추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라 주민들은 약 16년간의 ‘희망고문’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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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투자사업으로 방향을 바꾸긴 했지만 사업 장기화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나 지자체가 공공 재정을 투입해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인데, 재정사업으로 전환 시 정부가 사업을 직접 추진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동시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진행하는 등의 사업성 검토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위례 패싱한 ‘위례과천선’…역까지 환승 불가피
위례신사선 사업이 사실상 답보 상태에 놓이면서 주민들은 2009년 위례신도시 개발 계획에 함께 등장했던 ‘위례과천선’에 기대를 걸었다. 위례과천선은 당초 수도권 남부지역인 위례신도시에서 서울 송파구 법조타운과 서초구 양재시민의숲을 거쳐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까지 동서로 연결하는 노선으로 고안됐다.
하지만 올해 2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노선안을 보면 정작 위례신도시 핵심 지역은 빠졌다. 대신 송파구 장지동 일대 지하철역인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복정역, 문정역 부근에 멈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그 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위례과천선 정차역까지 가려면 버스나 개통예정인 트램을 타고 환승해야 한다. 교통 편의성 향상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집값 떨어지는데 토허제 지정? “차라리 분구하겠다”
이처럼 교통 인프라 확충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위례신도시는 이번 서울시 토허제 구역 지정 대상이 포함됐다. 하지만 실거래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민들은 “무분별한 행정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위례신도시에 포함된 송파구 장지동 아파트 대표 단지 가격은 하락하는 추세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장지동 '힐스테이트송파위례' 전용면적 101㎡는 지난달 16억3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0월 17억8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2022년 5월 최고가로 거래된 18억8500만원과 비교하면 2억5500만원 떨어졌다. ‘송파꿈에그린위례24단지’ 전용면적 84㎡ 또한 지난해 3월, 14억 7000만원에 매매됐지만, 같은 해 11월, 15억 7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경기 과천시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셋째 주까지 과천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아파트 가격이 많은 지자체 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이번 토허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반면 위례신도시는 교통망이 미비해 가격 하락세가 겹친 상황에서 규제 대상에 포함돼 정책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례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교통 분담금까지 낸 상황에서 기대하던 인프라 시설은 모두 좌초되고 규제까지 더해졌다”면서 “이럴 거면 차라리 송파구에서 분구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