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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마피아 왕국'이라던 해운대 호텔의 변신…생숙 대신 콘도 짓는다

    입력 : 2025.03.29 06:00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옛 그랜드호텔 부지에 6성급 호텔과 352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지어진다./엠디엠

    [땅집고] 부동산 개발업체 MDM(엠디엠)이 부산 해운대구 옛 그랜드호텔 사업을 본격화한다. 호텔·오피스텔과 더불어 생활형숙박시설 125실 규모를 조성하기로 했으나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부산시에서 해운대 일대 난개발을 우려해 생활형숙박시설을 없애고 콘도가 새로 들어선다. 올해 말 착공 예정으로 준공은 2030년이 목표다.

    생숙 빼고 콘도 짓는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그랜드호텔 부지 개발 계획이 건축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지하 8층~지상 49층 대지면적 1만2594㎡에 6성급 특급호텔과 49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는다. 호텔 310실, 오피스텔 352실과 더불어 콘도 91실을 새로 조성한다. 해당 용지는 우동 1지구단위계획 내 필지로 공동주택은 허용되지 않는다.

    당초 개발안에는 호텔 195실과 오피스텔 468실을 짓고 생활형숙박시설도 125실 건축할 계획이었다. MDM은 그랜드호텔 부지의 개발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이 포함돼 난개발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 생숙과 오피스텔이 과잉 공급해 개발 부지에서도 오피스텔이나 생숙으로 채워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MDM 측은 부산시와 해운대구 등과 협의한 결과,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난개발 논란이 일면서 생숙은 제외되고 콘도가 새로 추가된 것이다. MDM 관계자는 “부산시와 해운대구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생숙을 빼고 호텔과 콘도 등 규모를 늘렸다”며 “해외 유명 설계와 최고급 호텔을 유치해 공공성과 상품성이 조화를 이룬 지역의 랜드마크를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말 착공해 2030년 준공할 계획이다.

    ■ 용적률 1182%, 48층 최고층은 기부채납

    MDM 측은 2020년 그랜드호텔 부지를 24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그랜드호텔은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엠디엠은 그랜드호텔 매입 3년 후엔 인근 부지도 추가로 샀다. 통합 개발을 하기 위해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호텔’을 인수했다. 그랜드호텔(1만1000여㎡)과 이비스 버젯 호텔 부지(536㎡)을 합하면 전체 면적만 1만2000㎡가량 된다. 이비스 버젯 호텔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그랜드호텔을 단독으로 개발할 때 주요 바다 조망이 가려진다는 점에서 MDM 측은 장기간 공을 들여 고가에 해당 호텔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문을 연 그랜드호텔은 지상 22층, 지하 6층 규모의 5성급 특급 호텔로 한때 해운대구를 대표하는 호텔로 명성을 누렸다. 2007년 러시아인이 1,020억원에 매수해 운영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들이 ‘러시아 마피아 왕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보도하기도 했다.

    옛 그랜드호텔 사업은 경관 개선 환경성과 공공성에 기여하는 건축 계획으로 ‘부산시 가로구역별 최고 높이 운용지침’에 명시된 인센티브를 받아 건물 높이를 법적 허용 최대치인 171.1m로 개발이 가능하다.

    해당 용지는 용도상 일반상업지역이다. 용적률이 최고 1000%까지 허용되지만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따른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1200%까지 가능하다. 용적률과 건폐율은 각각 1182%, 70%다.

    호텔 48층에는 전망대와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완공 이후 전망대의 소유권은 기부채납 형태로 해운대구청에 이관하고, 호텔 투숙객뿐만 아니라 시민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1000석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인피니티풀, 스포츠 레저시설, 사우나 등도 함께 만들어진다.

    시 건축위원회는 해운대의 기후 특성과 안전성을 고려하는 랜드마크 건축물로 시공하라고 주문했다. 해안가에 고층 건축물이 들어서는 만큼 빌딩풍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도록 설계하고, 1층 필로티의 층고를 최대한 높여 공개공지 공간을 확보하도록 지시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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