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22 06:00

[땅집고] “삼성중공업이나 한화오션 잠바 입고 가면 할인해줄까요? 최소한 주차는 편하겠네요. ”
최근 거제도 바닷가에 있는 한 카페가 화제다. 1만5000평 규모인 선박제조 부품 공장이었던 폐조선소를 리모델링해 만든 카페 ‘거제 젬스톤’이다. 거제와 통영 대교를 잇는 부분에 위치한다. 기존 폐조선소 공장건물 350평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600평 건물을 신축해 초대형 카페로 결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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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오픈한 이 카페 건물은 1층부터 4층 구성으로, 루프탑까지 갖췄다. 커피 등 음료와 베이커리류가 있다. 거제통영바다와 거제대교를 조선소와 함께 볼 수 있어 거제도 일대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카페에는 조선소의 상징을 나타내는 230톤의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과 1만5000평이 넘는 넓은 조선소 부지가 남아 있다. 주차대수만 200대에 달하는데 아메리카노 한 잔에 5500원 수준으로 부담 크지 않다는 평가 나온다.

최근 이처럼 폐조선소 등 쓰지 않는 부지를 카페로 탈바꿈하는 경우는 카페 업계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다. 특히 부산 중구 남포동과 영도구 대교동을 잇는 영도대교 일대는 이미 ‘커피섬’으로 불린다. 대한민국 조선 산업 발상지이면서 1960~70년대 초반까지 대표적 조선산업 기지였던 영도는 해안가 일대가 대형조선소와 수리조선소 등 각종 공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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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가 망하는 등 사람이 빠져나간 이후 2022년 본격적으로 창고형 공장과 빈집 등을 활용한 수백개의 카페가 생겼다. 2012년까지만 해도 봉래동·대평동·흰여울마을·동삼동 등에 8개에 불과했던 카페가 2022년 220개 수준으로 늘어났다. 부산 영도구에서는 ‘커피섬 영도’라는 카피를 활용해 홍보에 나섰을 정도다.
영도구 봉래동 커피 거리의 ‘모모스’와 대평동 ‘에세떼’ 등은 조선소 관련 건물을 활용해 만든 카페다. 폐조선소나 폐공장 등을 카페 외에 전시공간 등으로 바꾼 경우도 있다. 부산시와 영도구 등은 폐조선소에 아르떼뮤지엄 유치를 추진해 호평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우리나라는 부지만 있으면 다 카페를 만든다” “사진 찍는 용으로 아이들과 가기 좋을 것 같다” “초대형 카페만 보면 고액 자산가들이 한다는 상속세 절감만 생각난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