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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공포에 계약금 300억 포기" ...건설사들의 무덤된 인천 영종도

    입력 : 2025.03.23 06:00

    [땅집고] "동부건설도 계약금 300억을 걸었다가 사업을 취소했어요. 사업을 끌고 가는 것보다 300억 날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죠." (인천 영종국제도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인천 영종에서 아파트 건설 사업 취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업지 입찰을 했던 건설사들이 공사비 인상과 자금난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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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본부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A51블록에 들어서기로 했던 공동주택 개발 사업계획 승인을 취소했습니다. 해당 토지를 확보했던 건설사는 ㈜대경건설인데요. 총 29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었습니다. 대경건설은 사업 포기 이유로 부동산 경기가 불황인데다, 공사비가 평당 400만원에서 600만원 수준으로 급격히 높아진 점을 꼽았습니다.

    애초 예정된 299가구가 성공적으로 분양이 이뤄져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설계비 등을 포함해 이미 100억원 가까이 들인 상황이었는데요. 미분양 우려까지 더해져 사업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땅집고] 디엘이앤씨가 민간사업자로 참여했던 인천영종하늘도시 A18, A19, A20BL./그래픽=임금진

    인천 영종에서 취소된 아파트 건설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7월 DL이앤씨는 A18블록, A19블록, A20블록에 139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개발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지난 2022년 명일건설도 영종하늘도시 A50블럭에 우미린 3차 296가구를 분양하려다 LH에 토지를 반환했는데요.

    2021년 용지 입찰 당시, A50블록에 255곳, A51블록에는 227곳이 몰리는 등 경쟁도 치열했었습니다. 입찰에 성공한 건설사들은 적자만 떠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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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영종에서 취소된 사업지는 또 있습니다. 인천 중구 중산동에 있는 영종하늘도시 A41블록입니다. 이곳은 원래 한신더휴 아파트가 총 7개동, 442가구 규모로 2025년 6월 입주가 목표였습니다. 분양 당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임에도 모든 타입에서 미달이 나기도 했는데요. 예상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4억58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신공영 측에서는 인허가가 늦어져 공사가 지연된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하반기에 사업을 취소했습니다. LH는 토지를 재매각해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인근 인천 영종1차디에트르도 본청약이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1000가구 넘는 대단지로 한때 주목 받았었는데요. 사전청약 당시 발표했던 본청약 시기는 2023년 4월이었지만 2년 넘게 미뤄진 2025년 8월경으로 예정돼있습니다.

    [땅집고] 아파트 사업이 취소된 영종국제도시 부지가 방치돼있다./강태민 기자

    연이은 공급 취소로 사전청약 당첨자와 분양을 기다렸던 예비 청약자들은 다시 ‘청약난민’ 신세가 됐습니다. 시행사 역시 수백억의 계약금을 날리면서도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피해가 큰데요. 건설사들의 무덤이 되어버린 탓에 영종 부동산 시장의 부정적 전망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영향은 영종에 국한된 것이 아니죠.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건설업계의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건설업계의 줄도산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분양률이 떨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며 "건설사가 어려워지면 공사 비용 증가, 입주 지연 등 결국 소비자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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