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21 06:00
[땅집고] 지방에 있는 홈플러스 3곳을 자산으로 담은 공모펀드가 홈플러스 측의 기습적인 기업회생신청과 임대료 미지급으로 펀드 수익률 위기에 빠졌다. 펀드의 대출 만기도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지난해 자산 매각에도 실패해 임대료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울산점(5만2304㎡)·구미광평점(4만8768㎡)·시화점(3만6257㎡)을 인수한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가 이달부터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2020년 공모 펀드 유경공모부동산신탁제3호를 설정해 운용 중이다. 펀드는 홈플러스 울산점, 구미광평점, 시화점을 자산으로 담았다. 당시 홈플러스 건물들과 토지를 3003억원에 샀다.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해 총 투자금은 3213억원이 들었다.

현재 리파이낸싱을 거치면서 1650억원은 선순위 대출, 364억원은 후순위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상태다. 올해 리파이낸싱을 진행해 대출 만기는 내년 2월까지다. 나머지 자금 중 120억원 임대 보증금, 그리고 일반 투자자들은 1073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펀드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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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임차기간은 2040년까지로 안정적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 기업회생신청 절차에 돌입하면서 펀드의 수익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3곳 홈플러스는 울산점을 제외하면 유입인구가 많지 않은 외진 곳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건물 가치도 이미 떨어진 상황이다. 당초 유경PSG자산운용은 유경공모부동산신탁제3호에 편입된 홈플러스 3곳을 매각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장부가에 못 미치는 2000억원대 금액이 거론되면서 매각이 불발됐고, 펀드는 만기를 2028년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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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홈플러스가 임대차계약을 맺고 운영 중인 매장 중 부동산펀드나 리츠(REITs)가 소유한 매장의 수는 약 68개로 연간 임대료는 4000억원대이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와 부동산 펀드 규모를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업계에서는 MBK가 펀드와 리츠 등의 운용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도, 현재 운용사들이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부분의 펀드·리츠 운용사들이 유경PSG자산운용처럼 홈플러스를 대체할 마땅한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고, 점포 매각도 쉽지 않은 여건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신청으로 MBK파트너스는 펀드와 리츠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 당장 매각하거나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청산하지 않는 한 펀드와 리츠들이 현재보다 임대료를 낮추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홈플러스 리스부채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으로 임대료 체납과 함께 이후 회생계획안에 따라 임대료가 삭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 결과 재원 부족으로 배당 등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