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18 10:37 | 수정 : 2025.03.18 10:50

[땅집고] “3년 안에 부동산 자문업계 1위에 오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동산 부문 인력은 회계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데, 앞으로 부동산 산업 전문가를 더 영입해서 몸집을 키우고 경쟁력도 더 높일 생각입니다.”
최근 회계업계에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1위 회계법인 삼일PwC(삼일회계법인)가 부동산 부문을 크게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전문가 영입에 나선 것. 다른 회계법인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감안해 조직 축소에 나서는 것과는 정반대이 공격적 행보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역발상에 가까운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유가 뭘까. 이상민 삼일PwC 금융부동산그룹 본부장은 지난 7일 땅집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간단하지만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는 지금이 저점이고 내년부터 회복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개발·매각, 인프라 사업 재구조화, 금융자문 등을 수행한 대체투자 베테랑이다. 금융분야 전문가인 한정섭 부대표(그룹장)와 함께 금융부동산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본부장은 조직 개편의 핵심으로 부동산CF(Corporate Finance)센터 신설을 꼽았다. 향후 부동산 매입·매각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문 조직이다. 그는 “부동산 자문영역 가운데 거래 자문과 부동산금융 업무에 집중하고, 조직적 마케팅을 통해 거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센터 등과 협력해 금융과 부동산 부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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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
“건설 경기가 최근 몇 년간 계속 어려웠고 올해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만 어떤 비즈니스든 사이클이 있는데 올해까지가 부동산 자문시장의 저점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부터 거시경제 지표가 안정화되고 시장이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기회를 하루 아침에 쥘 수는 없기 때문에 1~2년 정도 내부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조직 개편으로 역량을 집중시켜 삼일이 단순 회계사 조직이 아닌 다양한 전문가와 고객사를 이어주는 ‘부동산 허브’ 역할을 하려고 한다. 또한, 시장의 변화와 메가트렌드를 파악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조직 개편의 또 다른 변화가 있나.
“삼일은 기본적으로 딜 역량이 뛰어나고 클라이언트 숫자도 많다. 커버하는 서비스 범위도 넓다.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부동산 섹터는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눈높이 차이나 규모 때문에 부동산을 파는 기업과 사려는 기업 간의 접점을 맞추기가 힘들다. 삼일은 상호 니즈를 파악하고 정보 취합에도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구성원만 4000명 이상이고, 고객사도 5000곳이 넘는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모든 고객사와 구성원간 접점을 찾아보기 위해 고민하다가 딜뿐 아니라 회계, 세무, 컨설팅 파트너도 함께하여 정보를 취합하고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발굴하는 사내 부동산 플랫폼을 개발하게 됐다. 3월 말에 론칭되면 취합된 정보와 네트워크로 내부 시스템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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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 인력을 적극 충원할 생각이다. 특히,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영입해 시너지를 제대로 내기 위해 매매 등 캐피탈 마켓 분야와 고객이 보유한 부동산의 최유효 활용 방안 등 전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컨설팅 분야 팀단위의 영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삼일이 가진 부동산 부문 경쟁력은.
“그동안 삼일은 어렵고, 복잡하고, 이해 관계자가 많은 빅 딜을 도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와 서울대 시흥캠퍼스 복합개발 조성사업을 비롯해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인천 송도신도시, 세종연구소 등 다양한 지역에서 부동산 개발과 거래를 성사시켰다. 대부분 복잡한 사업지들인데, 규모가 크고 이해 관계자가 많아 참여자 조율과 투자자를 찾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이런 분야에서 삼일의 역량과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매매거래나 타당성 검토 외에도 고객과 시장의 입장에서 부동산 개발, 부동산 금융, 공모PF사업, 골프장M&A, 공공분야 부동산 자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구조 수립이나 이해관계자의 조율 능력에서 뛰어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자문영역에 다양한 부동산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해 부동산 종합 솔루션 제공 역량을 더 강화하려고 한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