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11 06:00
[땅집고]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코오롱글로벌이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중견 건설사 코오롱글로벌도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부동산경기 영향을 크게 타는 주택 부문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토목·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 신규 수주를 확대해 재무구조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9042억원, 영업손실 -455억원을 거뒀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9.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둔화했다. 2012년 이후 12년 만의 연간 적자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출신 김정일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9042억원, 영업손실 -455억원을 거뒀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9.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둔화했다. 2012년 이후 12년 만의 연간 적자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출신 김정일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 건설부문 원가율 98%, 미분양 악재
코오롱글로벌이 10여년 만에 적자전환 한 데는 부동산 시장의 영향이 크다. 코오롱글로벌 매출의 경우 건축·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미분양 발생 등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등락을 좌우한다. 건축·주택 부문의 높은 의존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은 90%를 훌쩍 넘는 원가율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건설부문 원가율은 98.3%에 달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부문 산하에 원가기획팀을 신설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해 “4조20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수주기록을 세우는 등 선방했지만,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영향이 컸다”고 했다.
현재는 전사적으로 비주택 강화에 힘쓰는 기류가 형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주택사업 마진이 급격히 낮아졌다. 게다가 지난해 경기 양평·대전·울산 등에서 공급한 3개 단지는 모두 미분양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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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매출 85%는 건설 부문…’건설 흔들리면 망한다’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은 총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인프라부문, 상사부문, 스포츠센터운영으로 나눠져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 2024년 1~3분기 매출은 2조2085억원이다. 이중 건설 매출은 1조8865억원이다. 총 매출의 85%에 달한다. 침체한 주택 시장에 집중할 경우, 회사 전체 실적이 더욱 악화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 호황기 시절, 줄줄이 체결한 책임준공(건설사가 기한 안에 공사를 마친다는 약속) 약정도 주택 사업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2025년 3월 기준, 코오롱글로벌 책임준공 약정 금액은 3조6034억원이다. 국내 도급순위로 비슷한 규모의 서희건설의 경우 책임준공 약정 금액은 1830억원에 불과하다.

코오롱글로벌 주택 브랜드 ‘하늘채’의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오롱글로벌이 2000년 11월 선보인 ‘하늘채(Hanulche)’는 건설업계 1세대 주택 브랜드다. 코오롱글로벌 도급 순위는 사실상 수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2021·2022년 2년 연속 16위에 오르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뒤, 2023년부터 19위에 머물고 있다.
■토목 전문가가 주택사업 수장으로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말 건축본부와 인프라본부를 총괄할 새로운 수장으로 송혁재 부사장을 선임했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에 담당했던 인프라본부 외에 건축본부까지 총괄하게 됐다. 건축본부에는 주택영업팀·도시정비영업팀 등이 포함돼 있다.
송 부사장은 인프라·토목 분야 전문가다. 1966년생으로 인하대를 졸업한 뒤 1990년부터 코오롱글로벌에 재직했다. 토목기술영업팀장과 토목담당 임원을 거쳐 인프라본부장을 역임했다. 30년 이상 한 회사에 몸 담았으나, 주택 경험은 약 4년에 불과하다. 주택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업계에서 토목직의 주택본부 수장 행보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지금처럼 건설업계 상황이 계속 악화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 10대 건설사 중 5곳은 위기 관리를 위해 재무통 수장을 선임했다. 일부 건설사는 오너가 직접 경영에 뛰어들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송 부사장은 토목 전문가이지만, 주택 관련 직무 경험도 있다”며 “2024년 12월 신설한 하이테크 사업실과 기존 건축본부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컨트롤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비주택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2024년 상반기 건축기술영업팀을 없애고 공공영업팀과 건축영업팀을 신설했다. 주택보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관급공사 수주를 확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