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09 06:00

[땅집고] 올해 입학식조차 열리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전국에 180곳을 넘긴 가운데 학생수가 부족해 학교가 문을 닫는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49개 초중고등학교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올해 폐교 예정인 가운데 신입생이 없어서 입학식조차 열리지 못한 초등학교가 184곳으로 확인됐다. 학생수 부족으로 인해 폐교되는 학교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피할 수 없는 ‘폐교 쓰나미’
국회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등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폐교 예정인 학교는 전국에 49곳이다. 이 중 초등학교는 38개교가 폐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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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폐교 예정 학교가 늘어나고 있었는데, 올해는 그 숫자가 급증했다. 2020년 33곳이 폐교된 이후 2021년 24곳, 22022년 25곳, 2023년 23곳 학교가 문을 받았다. 지난해 33곳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16곳이 늘었다.
내년에는 폐교 예정 학교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잠정 집계한 결과, 올해 신입생이 부족해 입학식이 열리지 못한 초등학교가 184곳이나 됐다. 지난해 112곳 대비 73곳이 늘어났다. 교육계에서는 내년에는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200곳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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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는 전남이 32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25곳, 강원 21곳도 신입생 없이 새 학기를 시작했다. 지방 소도시뿐 아니라 광역시에서도 신입생 없는 초등학교가 있다. 대전 서구 평촌동의 기성초 길헌분교는 올해 1학년 입학생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신입생 없는 초등학교가 됐다.
그에 반해 신설 예정인 학교는 그 수가 매우 적고 대부분 신규 주택 단지 인근에 집중돼 있다. 지방재정교육알리미에 따르면, 2028년까지 개교 예정인 학교는 총 151곳인데, 초등학교는 66곳이다. 이 중 올해 2학기와 내년 1학기에 맞춰 개교하는 초등학교는 40곳이다.
23곳은 신규 택지가 조성되는 경기도와 인천 등에 몰려있다. 지방도시도 대단지 아파트 입주에 맞춰 초등학교가 신설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 2조원 넘는 폐교 부지…활용 방안도 고민
폐교 학교가 많아지면서 빈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폐교된 공립 초중고 총 3955개 중 매각폐교를 제외한 1346개교 부지는 여전히 각 시도교육청이 보유 중이다.
보유 폐교의 대장가격은 2조993억원에 달한다. 임대, 자체활용 등으로 활용 중인 폐교는 979곳이고 367곳은 여전히 미활용 부지로 방치돼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전국 미활용 폐교 367개 중 인구감소지역에 있는 243곳(66.2%) 폐교를 지자체에 무상으로 소유권을 넘기도록 하는 특례규정을 마련했다. 각 지자체의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맞춰 경기도교육청은 폐교에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사업 제안자를 이달 24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경남, 울산 교육청도 지역별 폐교 활용 우수 사례를 공유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인구 감소가 가속화된 지역에서 폐교 부지 활용에 어려움도 뒤따른다. 인천시교육청은 옹진군, 강화군, 중구 등에 있는 폐교 3곳을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데, 건물 증축 등에 대한 법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계획 수립 이후 진척이 없는 상태에 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