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05 15:09 | 수정 : 2025.03.05 15:31

[땅집고]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빌딩을 340억원 전액 현금을 주고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오프라인 부동산 재테크 교육 플랫폼인 ‘월부닷컴’이 고수익을 내면서 사세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컨설팅 수강료는 40만원부터 시작해 최대 100만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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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는 지난해 10월 24일 역삼동에 위치한 지하2층~ 지상 8층 근린생활시설 빌딩과 1개 필지를 원 소유자 그랜드건설주식회사로부터 340억원에 사들였다. 빌딩 매매대금은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납부했다.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는 2018년 3월 설립했다. 올해로 창업 7년차에 들어선 중소기업이다. 20대부터 40대 직장인을 주요 타깃으로 ‘월급쟁이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제, 부동산을 주제로 한 재테크 강의와 콘텐츠, 컨설팅을 판매하며 사세를 확장해왔다.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19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97억원, 영업이익은 250억원에 달한다. 월급쟁이부자들의 영업이익률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교육업계 평균(10~30%)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는 IT 플랫폼이나 고마진 사업이 아닌 이상 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수치다.
2020년 2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21년 118억원, 2022년 221억원, 2023년 350억원으로 뛰었다. 5년만에 17배가 치솟은 셈이다. 영업이익 오름세도 가파르다. 2022년 146억원, 2023년 217억원, 2024년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연 평균 32%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 강남 빌딩 매입금액은 지난해 1년치 영업이익보다 많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가 전액 현금으로 수백억원의 빌딩을 공격적으로 매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꼽는다.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의 대부분의 수입원은 월부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는 강의 수강료, 투자 컨설팅 수수료와 유튜브 채널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부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는 강좌 판매가는 40만원에서 5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컨설팅, 현장 임장비용 등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100만원에 달한다.
강의는 강사 비용이나 대관료 외에는 원가가 거의 없다. 비용 부담이 적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이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월급쟁이부자들 온·오프라인 강의가 크게 인기를 끌었다. 수강료가 비싸고 수요가 많아지니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VIP 과정, 1:1 컨설팅, 유료 커뮤니티 멤버십 등으로 추가 매출을 창출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의 사업 자체가 고마진 구조인데, 부동산 컨설팅 등을 확대해 이익이 크게 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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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월급쟁이부자들의 빌딩 매수에 대해 “월급쟁이부자들의 수익 모델을 고려하면 직장인 월급쟁이들의 돈이 주요 수입원으로 결국 이들의 자금이 강남 빌딩 매수의 종잣돈이 됐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반면 월급쟁이부자들의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장인에게 “월급 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지금 안 사면 늦는다”와 같은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면서 안정적인 미래를 원하는 직장인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해 수강을 유도했다. 동시에 이른바 ‘부린이’로 부르는 부동산 초보자를 위한 재테크 강의를 체계적으로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는 온라인 경제 교육 콘텐츠 플랫폼을 넘어 IT 기반 에듀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월급쟁이부자들 주식회사 이정환 대표이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테크 분야에서 직무 분야로 강좌 범위를 확대하고, 기업 가치 1조원 유니콘으로 거듭날 것”이란 성장 목표를 밝혔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