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05 10:01 | 수정 : 2025.03.05 16:26
[땅집고]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대형마트 홈플러스에 사태가 리츠와 펀드 등 금융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4일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국내 리테일 부동산 시장이 격렬한 구조조정을 겪은 2010년 미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우선 홈플러스의 법정관리절차 개시로 영향받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신한서부티엔디리츠’와 ‘롯데리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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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최근 네번째 호텔을 편입하기로 하면서 호텔 특화리츠로 전환 중인데, 홈플러스는 편입 자산 중 하나인 인천 스퀘어원 연면적의 28%를 차지하는 임차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취 임대료 규모가 120억원(월 임대료 5억원)이기 때문에 당장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해도 최소 2년 간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임차인이 회생절차를 개시하면 임대인은 계약해지를 할 수 있고 임대료는 상거래 채권이므로 변제 우선순위”라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배당 영향은 10.2%로 환산된다”고 평가했다.
간접 영향을 받는 리츠는 롯데리츠다. 향후 상당 수의 홈플러스 매장이 폐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삼성증권은 “롯데리츠에 편입된 8개의 마트는 모두 롯데쇼핑 내 상위 매출 점포”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대평마트 산업 자체가 어려워진 시기여서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1월 말 부채비율은 462%이지만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각각 156%, 131%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영업 이익도 있기 때문에 유통 업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홈플러스의 차입금 1조4000억원 중 1조2000억원(82%)이 메리츠금융 차입금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5월 메리츠와 기존 인수금융 차환을 목적으로 대출을 실행했다. 대출 전액은 홈플러스 점포를 담보로 한다. 1조2000억원은 메리츠증권이 6550억원, 화재가 2800억원, 캐피탈이 2800억원 규모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에 대한 담보채권 1조 2000억원을 보유 중이지만, 담보가치가 약 5조로 평가받는 만큼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의 홈플러스 펀드인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126호도 대출 만기가 6개월 더 연장됐다.
핵심 임차인이 홈플러스는 현재는 정상 영업 중이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매각 등이 지연되면서 펀드 투자액 손실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