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04 06:52 | 수정 : 2025.03.04 13:48

[땅집고] 국내 1위 호텔·리조트 기업인 대명소노그룹이 본격적으로 항공업 진출에 나섰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을 인수했다. 다른 LCC 중 하나인 에어프레미아 주주인 소노그룹이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대형항공사로 거듭나 항공업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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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혁 회장 숙원 이뤘다
지난달 27일 대명소노그룹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예림당과 나춘호 예림당 회장, 나성훈 예림당 부회장, 황정현 티웨이홀딩스 대표가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주식 전량 총 5234만주(지분율 46.26%)을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의 지주사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1760억원을 투입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했다. 티웨이홀딩스가 가진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더하면 총 지분 54.79%로 티웨이항공의 최대 주주가 된다. 총 4260억원을 티웨이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인수로 그룹의 레저 사업과 항공 산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명소노그룹은 국내 20개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한 기업이다. 2019년 베트남 리조트 위탁 운영을 시작으로 미국 워싱턴·뉴욕, 프랑스 파리 등에서 호텔을 인수해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대명소노 측은 티웨이항공 사명을 변경할 계획이다. 2019년부터 사용 중인 대명소노그룹의 브랜드명인 '소노(SONO)'가 새 사명에도 쓰일 전망이다.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진출에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은 1980년생으로, 고 서홍송 창업주의 장남이다. 평소 항공사업 진출을 꿈꿔온 서 회장은 “항공산업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하는 산업군으로서,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로 거듭날 것을 약속 드린다”고 했다.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 대표로 재직 중일 때, 서 회장은 매물로 나온 티웨이항공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가격 차이로 포기했었다. 이후 14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명소노그룹의 가장 큰 자금줄 역할을 하는 곳은 소노인터내셔널이나 대명건설이 아닌 상조 계열사인 대명스테이션이다. 대명스테이션은 서 전 회장 장남인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이 2010년 설립한 상조회사다. 대명스테이션 2023년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금예수금은 1조2125억원으로 전년대비(1조618억원) 14.2% 증가했다. 부금예수금은 상조서비스 가입자들이 정기적으로 납입한 금액으로 상조 회사의 외형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다. 대명스테이션은 상조회사로 고객들이 매월 납입하는 부금예수금 중 50%를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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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는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
대명소노그룹은 국내 리조트와 레저 사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비발디파크를 필두로 최근엔 해외 리조트·호텔 등을 적극 인수하면서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스포츠와 상조 등 국내에서 다양한 신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티웨이항공 인수 후 ▲항공 안전 및 정비 역량 강화와 전문인력 확대 ▲수익성 증대 ▲레저·항공 산업간 시너지 창출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남은 과제는 또 다른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획득이다.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22% 중 절반인 11%를 581억원에 인수했다.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획득을 위한 초석을 닦았다. 오는 6월에는 JC파트너스의 남은 지분 전량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22% 확보가 가능하다.
JC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타이어뱅크 보유 지분 약 43%을 매입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도 유지한 채 거래를 진행했다. 향후 대명소노가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로 올라설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확보해 양 사를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대형항공사(FSC)에 대적할 규모로 올라선다. 양사가 운용하는 항공기는 42대이며, 이중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대형기종은 티웨이항공 9대 에어프레미아 6대로 총 15대에 달한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인수에 성공하면서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의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