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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비싼 공중화장실 만드나 경쟁 벌이는 한국"..수성구 9억, 군위 7억, 의정부 6억

    입력 : 2025.03.03 06:00

    화장실까지 스페인 건축가에 설계 맡겨야 하나

    지자체 발광화장실, 고추 화장실 등 화장실에 돈잔치

    미국선 20억 공중화장실 추진하다 '화장실게이트' 터져

    [땅집고]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 공중화장실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개방됐다. /뉴스1


    [땅집고] “공중화장실 가격이 무슨 아파트 한 채 값이네요. 저 돈으로 공중화장실 100개 만드는게 이득 아닌가요? 그래도 지자체들이 맨날 돈 쓰는 동상에 돈 들이는 것보단 훨씬 낫네요.”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개방한 대구의 한 공중화장실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다. 9억원에 달하는 거금이 투입된 것. 건축 공사비 5억8800만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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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공중화장실은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 있다. 수성구가 2022년 4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건축 디자인과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 같은 해 12월 특별교부세를 받았다. 작년에 관련 기관 협의 및 건축 허가와 일상 감사·계약 심사를 진행한 뒤 착공했다.

    리모델링은 스페인 출신 건축가 다니엘 바예가가 맡았다. 건축 공사비 5억8800만원을 포함해 총 9억원을 투입했다. 새 화장실에는 곡선 구조 디자인을 적용하고 천연 목재 등을 활용했다. 실내는 냉·난방 시설이 있고 밝은색 타일과 원형 세면대 등의 자재를 이용했다.

    수도권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에 준하는 금액대의 리모델링 비용으로 일각에서는 과도한 예산 집행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수성구는 “새로 리모델링한 화장실을 단순한 화장실이 아닌 관광 요소로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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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도 지자체가 수억원대를 들여서 지은 공중화장실은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2021년 의정부역 앞 근린공원에 초호화 공중화장실를 설치했다. 일명 ‘발광 화장실’로 불렸던 이 화장실에는 모두 6억원이 들어갔다.

    기존의 간이 화장실 건립 계획에서 대리석과 LED 조명 등 화려한 디자인을 추가해 공사비가 세 배로 증가한 결과다. 발광 화장실은 의정부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건립되었으나, 현재는 관리 부실과 악취 문제로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경북 군위군의 ‘대추화장실’이라는 것도 있다. 특산품인 대추를 홍보하기 위해 의흥면 수서리에 ‘어슬렁 대추정원’을 조성하면서 대추모양의 화장실을 만들었다. 화장실 건축비가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실은 한적한 도로변에 위치해 이용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에서도 2022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자치단체가 20억원이 넘는 공중화장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발표됐지만,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 추진이 좌절됐다. 당시 주지사는 건설자금을 회수하면서 이른바 ‘토일렛게이트’라고 불리기도 했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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