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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천지개벽, 허풍으로 끝나나"..착공식 1년 GTX-B·C노선 '올스톱'

    입력 : 2025.03.02 06:00

    [땅집고] 지난해 1월 경기도 의정부시청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GTX-C 착공 기념식. /연합뉴스

    [땅집고] 착공식을 가진 지 1년이 지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C 사업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이다. 지속적인 공사비 인상과 건설경기 침체, 자금조달 난항 등이 겹치면서 민간사업자 이탈까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할 경우, 사업이 2~3년 늦어지더라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사업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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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사 줄줄이 이탈…착공식 연 지 1년째 삽 못 떠

    GTX-B노선은 인천 송도와 경기 남양주를, C노선은 경기도 양주와 수원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각각 작년 1월과 3월 잇따라 착공식을 열었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실제 공사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2일 철도 업계에 따르면, GTX-B노선 민간투자사업을 주관하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DL이앤씨는 최근 대우건설 측에 가지고 있던 지분 4.5%를 내놓고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대건설도 가지고 있던 지분 일부를 내놓으면서 사업 참여 비중을 축소했다. 현대건설이 보유했던 시공 지분은 20%인데, 그중 13%를 반납했다.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이들이 반납한 시공 지분 17.5%를 담당할 대체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측은 “현재 대보건설, 효성중공업, 화성산업 등과 사업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사업 협의가 끝나는 1분기 안에 공사 착수를 알리는 착공계를 제출하고 실착공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관사와 참여사 협의가 마무리돼야 상반기 내 착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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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 노선도. /조선DB

    ■재정사업 전환 시 2년 이상 지연

    GTX-C노선이 처한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재정구간이 없어 공사비가 많이 들고, 기존 철도를 공유하는 구간이 많아 가장 사업성이 떨어지는 노선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정부가 책정한 기존 공사비로는 사업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C노선 총 사업비는 4조6000억원 규모다. 이중 공사비는 3조3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건설 공사비 지수가 2020년 12월 102.04에서 2023년 12월 130.18로 3년간 27.6%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공사비로 사업에 참여했다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논리다.

    참여사들은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기재부가 이에 응하지 않자, 대거 사업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상반기는 물론 연내에도 실착공이 어려울 수 있다.

    C노선 착공이 지지부진하자 국가철도공단은 민간투자사업에서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추진하는 민자사업과는 달리 재정사업의 경우 사업 예산을 국가 재정으로 투입할 수 있다.

    다만 재정 사업으로 전환시 수년간 추가 개통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 사업은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GTX처럼 조(兆) 단위로 사업 규모가 크면, 최대 2년 이상 걸린다. 재정 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사업 기간 60개월과 예타 조사에 걸리는 기간을 반영하면 2032년 이후에나 개통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철도 업계 관계자는 “B와 C노선 모두 수조원 규모의 국책 사업인만큼 자금 조달이나 사업자끼리의 의견 조율에 변수가 많다는 점이 사업 지연의 원인이 된다”면서도 “이럴 때 일수록 정부가 사업을 밀어붙이는 중추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정국 혼란으로 그 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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