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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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2018년 평창올림픽을 위해 강원 정선군 북평면의 가리왕산에 지어진 국내 유일의 알파인 스키 경기장 시설 존치 여부가 오는 6월 결정된다. 정부는 당초 내세운 환경올림픽이라는 명분에 따라 가리왕산 생태계 복원을 위해 스키장을 철거할 예정이었지만, 매년 20만명이 이용함에 따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가리왕산 케이블카와 정선 알파인경기장 시설 존치 여부가 올해 6월에 결정된다. 2018 평창올림픽의 유산이자 정선군의 새로운 관광 명소의 명맥이 이어질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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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가 위치한 가리왕산에는 원래 ‘정선 알파인센터’가 있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알파인 스키와 스노우보드 종목 경기가 이곳에서 열렸다. 가리왕산이 기존에 산림보호구역이었는데, 이를 일시 해제하고 2000억원을 들여 경기장을 건설했다. 대회 폐막 이후 경기장을 철거하고 가리왕산 산림 생태를 복원하기로 했었다. 환경보호라는 명분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대회 종료 이후 알파인 경기장 시설 유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2021년 정선군과 강원도는 산림청과 협의를 통해 시설을 3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2022년 정선군은 87억원을 들여 경기장 곤돌라 시설을 케이블카로 개조했다. 하부 탑승장인 숙암역에서 해발 1381m의 상부 탑승장 가리왕산역까지 약 20분이 걸린다.
이후 케이블카는 정선군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됐다. 2023년 1월 정식 개장 이후 올해 1월까지 약 2년간 약 40만명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20만명이 이용한 것이다. 1월 말 기준 정선군 인구가 3만3400여명인데, 지역 인구의 약 12배의 관광객 유치 효과가 있었다.
2024년 말 산림청과 합의한 유지 기한 만료가 도래하자 경기장 시설과 케이블카 존치 여론이 커졌다. 관광객 유치 효과를 누린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강했다.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가 위치한 사북읍, 고한읍과 달리 북평면에는 그간 마땅한 관광지가 없었다. 케이블카가 짧은 기간 효자 노릇을 제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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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도 경기장 존치 목소리를 냈다. 대한스키협회와 올림픽문화유산보존연구회는 지난해 11월 알파인센터 광장에서 스키장 존치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알파인 스키장은 후대에 물려줄 올림픽 유자”이라며 “시설 원형을 존치해 선수 육성과 스포츠 관광을 지속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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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알파인센터는 2022 베이징올림픽의 알파인 경기장인 ‘옌칭 국립 알파인 스키 센터’ 건립 이전까지 아시아권 유일의 알파인 스키 전용 경기장이었다. 현재도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스포츠계로서는 가뜩이나 알파인스키 인프라가 부족한데 정선 알파인센터까지 철거하면 새로운 선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정선군은 여론을 수렴해 정선 알파인센터 시설과 가리왕산 케이블카 한시적 운영기간을 올해 6월 말까지 연장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이곳에 올림픽 국가정원을 조성하는 계획을 밝히는 등 시설 존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영구 존치 여부는 6월 결정될 전망이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