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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3억 뛸때 우린 20억 올라"…토허제 해제의 숨은 승자

    입력 : 2025.02.25 13:33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김혜주 기자

    [땅집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풀린 뒤 잠실 일대 아파트 값이 3억5000만원 올랐다던데, 여기(압구정동)은 20억원 정도 올랐어요.”(신만호 압구정동 중앙리얼티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서울시가 5년 만에 속칭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었지만 정작 강남구 압구정동과 서초구 반포동 집값이 오히려 들썩이고 있다. 잠실도 꽉 막혔던 매매 수요가 일부 살아나고 있지만 갈아타기 수요가 늘면서 강남·서초 대장 아파트 가격을 더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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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 1억~3억 오를 때 압구정 20억 올랐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 매물은 지난주 31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주택형의 직전 거래 가격은 27억5000만원으로 토허제 해제 이후 3억5000만원 올랐다.

    인근 잠실동 ‘트리지움’도 직전 거래가 대비 1억원 이상 뛰었다. 전용면적 84㎡는 이달 17일 26억원에 팔렸다. 토허제 해제 직전 24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2000만원 상승했다.

    토허제 해제 이후 직접적인 수혜 단지 중심으로 억눌린 가격이 정상화하면서 압구정·반포 일대 단지와 집값이 키 맞추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잠실에서는 이른바 갭 투자(전세 낀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실거주가 불가능한 지방 등지에서 갭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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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잠실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는 토허제와 연관이 없는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더욱 가팔랐다. 강남3구에서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전용면적 182㎡(60평)는 최근 96억원에 매매됐다. 같은 주택형 최근 거래가는 75억원으로 21억원 급등했다. 신만호 대표는 “토허제 해제를 기점으로 대치동과 청담동에서 집을 팔고 압구정동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했다.

    잠실 엘스에 거주하는 40대 이모씨는 “토허제 때문에 5년 동안 집값이 15~20%는 저평가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매도하고 반포 쪽으로 이사가려고 한다”고 했다.

    ■ 결국 또 반포? 평당 3억 갈 기세

    업계에서는 지난 5년간 토허제 최대 수혜 지역으로 서초구 반포동을 꼽았다. 래미안 원베일리, 아크로 리버파크 등이 대표적인 단지다. 정비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한 반포의 경우 신축 단지에서 잇따라 신고가가 나오면서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최근 3.3㎡(1평)당 2억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전용면적 84㎡는 68억원에 거래됐다. 24일 기준 네이버페이 부동산에는 해당 주택형 매물이 70억원에 올라왔다. 반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반포가 압구정 다음 상급지로 자리잡으면서 토허제 이후 잠실·대치·개포동 등지에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매수 대기자는 많지만 쉽사리 물건을 내놓거나 호가를 내리지 않는 매도자 우위 상태라 진입마저 쉽지 않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김혜주 기자

    수요자의 신축 선호 현상도 반포동 일대 집값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압구정동이나 대치동은 신축 단지가 드물고 재건축 시기도 기약할 수 없어 대체지로서 반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은 여전히 토허제로 묶여 있고, 대치동은 토허제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대부분 재건축 단지가 여전히 규제를 받는 상태”라면서 “결국 강남권 신축 단지 중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는 반포라는 인식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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