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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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하얀 궁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깊은 숲속,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에펠탑도 보이는데요. 우리나라 곳곳에 숨어있는 이 기묘하고 웅장한 장소들은 어디일까요.
서울과 강원도를 연결하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하얀 궁전이 눈에 띕니다. 백악관을 닮기도 했는데요. 이곳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장락산에 위치한 ‘천원궁’으로 통일교의 종교시설입니다.
지하 4층~지상 3층에 연면적 12만5000㎡ 규모로 통일교 관련 교육과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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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궁 뒤편에는 또 하나의 웅장한 건물 ‘천정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일대 약 2600만㎡(약 786만평)에 이르는 광활한 부지는 통일교 소유로 종교시설 외에도 학교, 병원, 실버타운 등 다양한 시설이 함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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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장소는 또 있습니다. 깊은 숲속에 뜬금없이 에펠탑이 등장합니다.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 위치한 에덴성회의 본부격인 ‘알곡성전’입니다. 에덴성회는 종교인 이영수가 1973년 창시한 기독교계 신흥 종교입니다.
에덴성회가 1985년 부지를 매입한 후 34년에 걸쳐 완성된 이곳은 연면적 28만㎡ 규모입니다.
알곡성전뿐만 아니라 6170석 규모의 종합 공연장 ‘흰돌성전(문화의 전당)’, 중세 유럽의 성을 연상시키는 ‘꿈의 성’, 국내 최초의 고지대 놀이공원 ‘꿈의 동산’ 등이 있어 거대한 테마파크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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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로 가보겠습니다. 양주 돌고개 마을. ‘하늘궁 왕국’이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 겸 종교단체 ‘초종교하늘궁’ 대표가 소유한 공간입니다.
입구에는 ‘세계통일과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 백궁으로 가는 하늘궁 방문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습니다. 2016년부터 인근 땅과 숙박시설 등을 매입한 허 대표는 장흥면 일대 11만3000㎡에 달하는 부지를 소유했으며 전·임야·도로 등을 포함하면 부동산 자산만 182억원(2022년 4월 기준)에 달합니다.
하늘궁 부지는 놀이공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광활하고 종합 안내도까지 마련돼 있는데요. 허 대표의 거주지인 본관을 비롯해 ‘하늘궁 영빈관’, ‘하늘궁 수목원’, ‘하늘궁 힐링센터’, ‘하늘궁 스카이호텔’, ‘하늘궁 에너지샵’ 등 다양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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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경기도 여주시로 가보겠습니다. 한옥 거리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입니다. 여주시 강천면에 1986년 지었습니다. 약 5만평 부지에 40여개 건물이 있습니다. 대순진리회 도장은 여주 외에도 서울 광진구, 경기도 포천, 강원도 고성, 제주도 등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모두 한옥 양식으로 지었는데요. 여주본부도장의 ‘대순회관’은 누런 황토색을 띠고 있어, 우리나라 전통 오방색 중 가장 고귀한 색상을 반영한 점이 특징입니다. 황토색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흙을 상징하며, 이에 따라 대순진리회의 신앙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rosachoi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