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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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분양 수익금만 600억원 더 벌었는데, 우리는 공사하고 300억원 손해보게 생겼다.”(대우건설)
“작년에 공사비 282억원 올려줬는데, 6개월만에 더 달라는 게 말이 되나.”(행당7구역 재개발 조합)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조합과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공사비 증액 문제로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6월 공사비 282억원 증액에 합의했지만 대우건설이 6개월여만에 169억원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다. 갈등이 지속되면 공사 중단에 따른 입주 지연 가능성도 커진다.
행당7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지상 35층 7개동 총 958가구 규모의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로 바뀐다. 입주를 5개월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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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행당7구역 조합에 169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다. 일반분양에 들어간 추가 경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무이자 금융비용 일부 반환, ‘써밋’ 특화 기준 변경으로 인한 마감 등이 반영된 금액이다.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은 연면적 4만370평이다. 현재 공사비는 총 2485억원. 공사비 증액이 이뤄지면 3.3㎡(1평)당 621만원에서 평당 663만원으로 오른다.
대우건설 측은 조합의 분양수익이 관리처분계획인가 당시 914억원보다 600억원 이상 증가했지만 시공사는 손실만 3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분양 이후 100% 계약을 완료해 조합은 막대한 수익을 얻었지만 시공사는 수백억원대 손실이 발생했다”며 “조합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 공사비, 제경비 증가 등에 따른 도급 증액에 협조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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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과 대우건설은 지난해에도 공사비 갈등을 겪었다. 행당7구역 공사비는 2017년 평당 543만원, 총 2203억원이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초 526억원 증액을 요청했다. 당시 대우건설은 공사 중단까지 고려했지만 조합이 난색을 표하자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사비 검증을 진행한 끝에 양측은 지난해 6월 282억원 증액에 합의했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금액보다 240억원가량 낮다.
조합은 추가 증액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기남 행당7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지난해 공사비 증액분에 물가상승 등을 이미 다 반영했다”며 “증액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증명을 시공사에 보냈고 필요하면 채무부존재확인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