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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성이 버린 4800억 양주회천지구 땅, 호반이 반값에 주워간 이유

    입력 : 2025.02.19 06:00

    [땅집고] 2021년 대성건설이 약 4800억원에 낙찰받았다가 포기한 경기 양주회천지구 주상복합용지를 최근 호반그룹 계열사가 반값도 안되는 2200억여원에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아파트를 지으면 약 6000억원대 분양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아파트 분양 사업에 미지근했던 호반그룹이 땅값이 다시 떨어지는 시점에 수도권 공공택지를 골라 아파트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티에스리빙은 지난해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 공고를 낸 양주회천 공공택지 내 주상복합용지(주복1)를 2201억5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티에스리빙은 호반그룹이 2012년 2월 설립한 뒤 LH 공공택지 입찰에 활용해온 법인이다.

    양주회천 주복1 부지는 총 5만4952㎡(약 1만6623평)로 주택 총 1712가구를 지을 수 있다. 2026년 개통 예정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옥정중앙역까지 걸어서 3분쯤 걸려 지구 안에서 입지가 좋다는 평가다.

    다만, 토지 사용 가능 시기가 2027년 12월 이후여서 향후 3년 후에나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다.

    [땅집고] LH가 공급한 경기 양주시 회천지구 주상복합용지 위치. /LH

    주목할 점은 당초 이 땅이 아파트 브랜드 ‘대성베르힐’을 쓰는 대성건설이 과거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시기 LH로부터 4872억3900만원에 낙찰받았다가 수백억원대 계약금을 날리면서 포기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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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는 2021년 양주회천 주복1 부지를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했다. 당시엔 부동산 호황기여서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총 8곳이 참여해 4872억원을 써낸 대성건설이 계열사인 DS종합건설 이름으로 낙찰받았다. 감정가(2146억원) 대비 낙찰률이 227%에 달해 이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대성건설은 3년 여만에 이 땅을 포기했다.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돌입하면서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 실제로 대광건영이 2023년 10월 분양한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484가구)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미달 사태를 빚었다. 결국 대성건설은 지난해 8월 LH에 토지 계약 해제를 요구했다.

    LH는 지난해 12월 다시 매각에 나섰고 티에스리빙이 2201억원을 써내면서 주인이 됐다. 3년 전 대성건설이 낙찰받았던 금액과 비교하면 반값도 안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호반그룹측이 이 땅의 사용가능시기인 2027년 12월 이후 수도권 분양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고 판단해 매입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 부지가 양주 회천지구 안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초역세권인 속칭 대장 입지인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땅값이 2200억원 수준이면 수지타산이 맞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주회천 주복1 부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마찬가지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던 인근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의 경우 2023년 전용 84㎡를 최고 4억4500만원에 분양했다. 3.3㎡(1평)당 분양가가 13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분양가 상승률(15%)을 고려하면 단순계산으로 84㎡ 아파트 1712가구를 지어 최소 5억원(3.3㎡당 1500만원)에만 분양해도 완판하면 8560억원 매출이 발생한다. 땅값을 제외하면 분양 수익이 6300억원대인 셈이다.

    LH 관계자는 “과거 LH가 공급했다가 주인을 찾지 못했던 미매각 토지나 미분양 주택이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라며 “아직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불황이 심했던 2023~2024년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한 기업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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