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18 15:16 | 수정 : 2025.02.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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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올 11월 입주를 앞둔 ‘한화포레나미아’. 최근 80㎡(이하 전용면적)가 9억4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분양가(10억원)보다 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84㎡도 분양가(11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낮은 분양권 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4월에는 최고가보다 약 3500만원 낮은 11억1574만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한화포레나미아는 분양 당시인 2022년부터 “분양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이 있었다. 84㎡ 기준 11억5000만원이었는데 주변 시세보다 약 3억원 높았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물 대부분이 분양가보다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6000만원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붙어있거나 분양가 수준에 나오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인근 미아동 아파트보다 비싼 수준이어서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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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출 규제 강화, 정국 불안으로 부동산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울산 등 지방 뿐만 아니라 서울 분양 아파트에도 최대 7000만원 정도의 마피(분양가보다 낮은 가격)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마피 매물에도 거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분양가보다 최대 7000만원 싸게 나와
현재 서울에서 ‘마피’에 거래되는 단지는 강동구 ‘천호역마에스트로’, 구로구 ‘호반써밋개봉’ 등으로 확인됐다.
작년 12월 입주한 ‘호반써밋개봉’은 84㎡ 분양권 매물이 분양가보다 7000만원 저렴한 9억5000만원에 팔렸다. 분양가가 6억9000만원인 ‘천호역마에스트로’ 33㎡도 일부 매물이 비슷한 수준에 나와있다.
민간임대주택이나 도시형생활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봉구 ‘도봉롯데캐슬골든파크’(민간임대), 동대문구 ‘힐스테이트청량리메트로블’(도생), 마포구 ‘빌리브디에이블’(도생), ‘신공덕아이파크’(도생) 등도 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왔다.
올해 준공하는 ‘도봉롯데캐슬골든파크’은 10년 거주 후 2035년 분양전환하는 장기 민간임대 아파트인데, 기존 당첨자(예비 임차인)들이 8억8000만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2000만원 낮은 가격에 입주권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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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는 분양전환을 위해 전세보증금 외에 3억원을 추가로 내라고 요구하고 있어 이 같은 돈을 부담하기 어려운 계약자들이 이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분양가 부메랑 맞는 건설사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차주의 대출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면서 입주 시점에 잔금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급하게 매물을 던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건설사들이 부동산 호황기에 분양가를 너무 비싸게 책정한 것이 결국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마피 매물은 입지가 별로이거나 분양가가 과다 책정돼 경쟁력이 없는데, 분양 열기에 휩쓸려서 투자 목적으로 샀다가 발목잡힌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한화포레나미아 84㎡ 분양가는 11억5000만원 수준인데, 지난해 하반기 인근 ‘래미안트리베라’ 같은 주택형은 9억2000만원, ‘두산위브트레지움’은 올 1월 8억원에 실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지방 미분양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서울까지 마피 매물이 늘어나면서 정부의 시장 안정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업계에선 DSR 강화 등으로 인한 타격이 크기 때문에 수요 진작 방안을 원한다”며 “기업과 수요자에 가해지는 대출 규제가 풀려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