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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이렇게 만들어야 돈 된다" 출범 30년, 국내서 롤모델 없는 이유

    입력 : 2025.02.17 11:12

    [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①김덕현 전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 “시설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 아냐”

    [땅집고] 김덕현 전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은 "실버타운이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발전 속도가 더디다"며 "시설만 삐까뻔쩍하게 지을 것이 아니라 어르신 맞춤형 서비스 등 내실을 갖춘 실버타운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금융권 최초의 요양사업 전문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 출신 김덕현 전 본부장은 최근 땅집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시장이 지속 성장하려면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노후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요소를 갖춰야 한다”며 “단순 부동산 상품이 아니라, 맞춤형 노후 관리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복지주택으로 거듭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실버타운 사업이 출범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롤모델이 없다고 평가한다. 현재 사업을 검토하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이나 일본 실버타운에 견학갈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다.

    그는 땅집고가 이달 26일 개강하는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4기’(바로가기) 강사로 나선다. ‘하이엔드와 중저가 시니어 주거시설’ ‘퍼블릭과 프라이빗 요양시설’의 사업성을 각각 분석한다. 실버타운 개발 성공 모델에 관한 노하우를 전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사, 건설사, 자산운용사, 투자사, 건축설계사, 감정평가사 등 관련 업계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니어주거 시장에 관심 있는 예비 창업자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김 전 본부장은 국내 실버타운이 성공하려면 건강·영양·운동·여가 등 네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공급한 실버타운 계약률이 생각보다 저조하다.

    “어르신들이 실버타운에 가야 할 이유를 찾기가 어려워서다. 내 집을 팔거나 전세를 줘야 하고, 짐을 확 줄여서 노인복지주택을 가야 한다. 이런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려면 실버타운에서 노후를 보냈을 때 나에게 무언가 확실한 이점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실제 입주자 만족도는 어떤가.

    “국내 실버타운에도 커뮤니티시설은 다 갖춰놨다. 헬스장, 식당, 영화관, 수영장, 여가실 같은 게 다 있다. 그런데 이런 시설은 요즘 아파트에도 있다. 결국 실버타운 입주자 만족도를 높이려면 어르신에게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입소 전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운동 방법과 식단 등을 맞춤형으로 짜줘야 한다. 지속적인 관찰과 피드백 과정을 거쳐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다. 하드웨어와 시설만 갖춘 것이다. 심지어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도 짜게 먹는 경우도 많다.”

    ―실버타운 월 이용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 금액만 보면, 중산층보다 더 상위층이 타깃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비싸도 인기있는 곳이 적지 않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서는 VL르웨스트도 계약률이 상당히 높다고 들었다. 입소자에게 자사가 운영하는 호텔, 리조트, 백화점, 병원 이용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일종의 회원 서비스 개념이다. 자사가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실버타운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모든 실버타운이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 결국 개별적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대형 금융사의 경우엔 자산관리나 신탁·상속 서비스 등과 연계해 시니어 레지던스를 운영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금융사들이 이런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향후 금융과 실버타운이 연계된 모델이 등장하면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병원에서 노인복지주택을 운영한다면, 건강관리센터를 두고 입주자에게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실버타운의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강, 영양, 운동, 여가 등 네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 실버타운이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노후의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맞춤형 건강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기적인 건강 평가 및 피드백을 제공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 실버타운은 이런 체계가 부족하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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