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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억? 원리금 내기도 빠듯" 강남3구에 등장한 3040 에셋푸어

    입력 : 2025.02.16 11:55 | 수정 : 2025.02.16 17:07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능력만 되면 대출 받는 게 낫지, ‘벼락거지’ 될래?” vs “인생은 한 번뿐인데,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

    최근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 카페에서 이른바 ‘에셋푸어’(Asset-poor) 논쟁이 한창이다. 에셋푸어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주거 상급지에 거주하는 3040세대 맞벌이 부부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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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사랑책사랑’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작성자는 자녀 교육 등을 위해 강남권에 집을 사서 이사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맞벌이 부부의 실제 생활 수준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에셋푸어란 향후 ‘에셋리치’(Asset-rich)가 되고자 소득대비 과도한 대출 레버리지를 통해 최소 2급지 이상으로 이동했으나, 기존 주민들 대비 삶의 수준이 지나치게 낮은 가구”라고 정의했다.

    작성자는 에셋푸어족의 경우 상급지에 진입하는데 성공했지만 엄청난 긴축 재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부부 합산 연봉이 2억원에 육박해도 대출을 10억원 받았다면 매달 실수령 월급(약 1200만원)의 절반은 원리금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있다면 생활비는 더 줄어든다. 한 유명 부동산 유튜버에 따르면, 대치동의 경우 취학 자녀 1명을 위해 쓰는 사교육비가 월 150만원 수준이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할수록 비용은 더욱 커진다.

    작성자는 “2024년 한해에만 (집값이) 평균 7% 정도 올랐으니 자산은 엄청 증가해 기분은 좋겠지만, 자산규모에 비해 실제 삶은 너무나 열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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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셋푸어족이 등장한 계기는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폭등이다. 작성자는 “2017~2019년경 2억~5억원 정도 합리적인 수준의 대출을 받고 집을 구매했는데, 운 좋게 2021년까지 자산가격 대상승을 맞았다”며 “2022년 부동산 한파가 찾아오는데, 강남3구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외곽은 확 떨어져 급지별 차별화가 심해졌다”고 밝혔다.

    결국 이런 상황을 경험한 부동산 수요자들에게 ‘처음 살 때 아예 대출을 왕창 내서 강남 3구에 살걸’이라는 학습효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정부의 정책 금리를 이용해 3040세대가 신혼부부에게 집을 팔고 대거 상급지 갈아타기를 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 2024년 상반기 폭등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중 60%가 기존 집을 팔고 상급지로 갈아타기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땅집고] 2024년 서울 25개구 집값 변동률을 보여주는 지도./아실

    작성자가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강남에 새로 진입한 대부분이 기존 집을 팔고 갈아타기한 사례인데, 대출금액이 다른 지역 대비 크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경우 5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비중이 각각 76%, 79%였다. 두 지역 모두 10억원 이상 대출자도 50%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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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셋푸어족에 대해 네티즌 의견은 둘로 나뉜다. 한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한 번뿐인 인생에서 맞는 길인가 싶은데, 가장 비싼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금은 에셋푸어이지만, 미래엔 결국 에셋리치가 된다”며 “대출받을 능력만 된다면 실행해야하는 게 맞고, ‘벼락거지’가 돼서 배가 아픈 것보다 낫지 않냐”고 반박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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