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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코인에 수수료 부자된 '두나무·빗썸' 강남 빌딩 싹쓸이

    입력 : 2025.02.17 06:00

    [땅집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점유율 상위 2곳인 두나무와 빗썸. /이지은 기자

    [땅집고] 국내 가상화폐(코인) 거래소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는 두나무와 빗썸이 서울 강남권 부동산 쇼핑에 한창이다. 수천억원을 투자해 강남 요지의 빌딩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급격한 사세 확장에 따른 사옥 확보 목적도 있지만, 변동성이 심한 가상화폐 특성상 사업 안정성을 위해 안전자산인 부동산 투자 수익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한다.

    두나무·빗썸, 최근 5년 내 사들인 강남 건물만 6채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2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최근 KB부동산신탁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N타워’을 68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했다. 연면적 기준으로 3.3㎡(1평)당 44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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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N타워는 대지면적 3721.82㎡, 연면적 5만1126㎡로 지하 7층~지상 24층이다. 국내 최대 업무지구인 강남 테헤란로 대로변에 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역삼역까지 각각 도보 5분 거리로 강남에서도 핵심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땅집고] 올해 빗썸이 6800억원대에 인수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N타워’ 전경. /창조건축

    빗썸이 강남에서 건물을 매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건물을 1404억원에 매입했다. 2022년에는 인근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 ‘삼성대세빌딩’(옛 세명빌딩)을 1630억원에 사들였다. 빗썸은 빌딩 매매대금을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역시 강남권 빌딩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두나무는 2023년 코람코자산신탁이 ‘코람코더원강남 제1호리츠’를 통해 4300억원에 매입한 강남역 초역세권 빌딩 ‘에이플러스에셋타워’에 200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강남구 삼성동 168-1·168-2·168-20 소재 토지와 건물(영보빌딩·영보2빌딩)을 3037억원에 매입했다. 당초 두나무가 2021년부터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하던 부동산인데 결국 직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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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옥 확보 목적에 부동산 투자 수익도 겨냥”

    두나무와 빗썸은 강남권 빌딩 쇼핑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일제히 “사세 확장에 따른 사옥 확보”라고 설명했다.

    빗썸의 경우 현재 강남구 역삼동에 1985년 준공한 ‘삼원타워’ 11층과 14~18층을 사무실로 쓰고 있는데, 임직원 수가 500명을 돌파하면서 업무 공간이 부족해졌다. 두나무 직원들 역시 기존 ‘미림타워’ 2·4·5·7·14·15층에서 산발적으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규모가 더 큰 ‘에이플러스에셋타워’로 대다수가 이동을 마쳤다.

    [땅집고] 최근 5년간 두나무와 빗썸의 매출 및 영업이익 실적 추이. /이지은 기자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선 단순히 사옥 마련 목적만으로 강남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가상화폐와 관련한 특정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거래소별 매출과 영업이익 등락폭이 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안전자산 확보에 나섰다는 것. 더불어 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경우 추가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나무의 경우 2022년 테라ㆍ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추락하는 일을 겪었다. 매출은 2021년 3조7045억원에서 2022년 1조2492억원으로 3분의 1토막 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3조2713억원에서 8101억원으로 75% 하락했다. 빗썸은 두나무의 고객을 뺏어오려는 목적으로 2023년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세웠다가 당해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해프닝도 겪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특성상 변동성이 심하다보니 거래소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일제히 안전자산인 부동산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돈이 고스란히 두나무·빗썸의 강남 빌딩 쇼핑 종잣돈이 된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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