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17 06:00

[땅집고] 관광 수요도 거의 없는데 생활형 숙박시설(생숙)만 2000실 넘게 지어 난개발 논란을 빚고 있는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8호선 별내역 앞에 또다시 지상 49층 규모 초고층 생숙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 일대는 남양주시 숙원사업이라고 불리는 메가볼시티 사업이 무산된 이후 생숙이 대거 들어서 ‘생숙타운’이라 불릴 정도다. 트리플역세권으로 거듭날 별내역 주변으로 복합상업시설 개발이 무산되고, 남은 부지마저도 생숙이 추가로 들어서게 돼 지역사회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별내역 바로 앞에 49층 생숙 또 들어서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11월 남양주 별내동 990일대 이마트 주차장 부지에 지하 7층~지상 49층 2개동 연면적 9만9831㎡ 규모의 ‘어반스테이’ 생숙 430실을 짓기 위한 건축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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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1층~지상2층에 스타필드 빌리지를 조성하고 4~48층에 생숙이 들어선다. 49층은 스카이브릿지로 2개동을 연결한다. 스타필드 빌리지는 지역 커뮤니티형 상업시설 그로서리 스토어, 아카데미, 학원, 의료, 뷰티 등 지역 주민 수요에 맞춰 구성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1년 이마트로부터 해당 부지를 넘겨받은 후 신세계프라퍼티 60%, 한화 40% 지분을 가진 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사는 한화건설이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착공 시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입지가 우수한 만큼 해당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이라 분양 시점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생숙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 소송, 오피스텔로의 용도 전환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도 악재다.
해당 사업지는 별내역과 딱붙어 있다. 별내역은 지하철 8호선과 경춘선이 지난다. 2030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가 개통하면 트리플역세권이 된다.
■생숙만 2000실 넘어 포화상태인데…

남양주 주민들은 별내역 주변에 또 다시 생숙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난개발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별내역 주변에는 2017년 이후 생숙만 5개 단지, 2200여실이 우후죽순 들어서 이미 포화상태다. ‘별내역아이파크스위트’(1100실), ‘힐스테이트별내역’(578실)에 이어 3년 전부터 옛 메가볼시티 부지에 ‘별내자이이그제큐티브’(604실)마저 추가로 짓고 있다. 별내자이더스타 이그제큐티브는 3년째 미분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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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에서는 별내가 대표적인 난개발 신도시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교통난이 심해지고 학교 과밀화도 문제가 되고있다”며 “그런데 부담금은 내지 않아 이에 대한 책임은 안 지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생숙 사업자는 아파트와 달리 교육·교통·환경 등 각종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아파트는 입주하면 학생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교육환경개선부담금을 내지만 생숙은 숙박시설이어서 면제되는 것. 교통유발부담금도 마찬가지다.
별내동에 사는 김모(32)씨는 “지역관광 인프라도 없는데 숙박시설만 수천실을 마구잡이로 때려지었다”며 “이제 별내는 제대로 된 상업시설조차 없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