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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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통상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 ‘래미안’ 브랜드를 단 아파트라고 하면 최첨단 주거 시설과 고급 커뮤니티를 갖춘 형태의 단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단지 한복판에 옛스러운 한옥을 낀 래미안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단지는 삼성물산이 서울 마포구 용강2구역 재개발로 지은 ‘래미안 마포 리버웰'. 지하 3층∼지상 23층, 9개동, 총 563가구 규모로 2015년 입주해 올해로 10년차로 접어들었다. 남쪽으로 한강을 끼고 있으며, 인근 지하철 5호선 마포역을 이용하면 서울 핵심 업무지구인 광화문·여의도·공덕 등으로 환승 없이 출퇴근 가능한 입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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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보다 더 눈에 띄는 특징은 ‘래미안 마포 리버웰’이 다른 아파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다는 것이다. 바로 단지 북쪽에 배치한 104동과 108동 사이에 한옥 외관의 ‘카페 휴’ 다. 입주자 커뮤니티로 지은 시설이지만 외부인도 이용 가능해 누구나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한옥 카페에 방문할 수 있다.
‘래미안 마포 리버웰’에 독특한 한옥 카페가 들어선 이유가 뭘까. 재개발 전 용강2구역이 과거 조선시대 옛 성저십리마을로 100년이 넘은 전통 한옥들이 들어서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승인 당시 '한옥 보존'을 사업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고, 조합은 한옥 중에서 보존 가치가 있는 3채를 활용해 ‘카페 휴’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등 단지 내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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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지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 역시 아파트와 한옥의 조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용강2구역과 북쪽으로 맞붙어있는 용강1구역 내 정구중가옥과 연계한 한옥공원을 조성하고, 과거 궁궐 건축 때 활용되던 전돌로 조경시설을 만드는 등이다. 더불어 한옥 시설 주변을 따라 느티나무를 심어 과거 조선시대를 연상케하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카페 휴’는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1인 1음료 주문에 최대 이용시간 2시간 제한이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에 한해 모든 메뉴를 500원 할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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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마포 리버웰’ 입주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최근 개인 SNS에 “서울 한복판 아파트에 한옥을 보존해둔게 독특하긴 하지만, (‘카페 휴’가) 맛도 없고 불친절하고 가격도 비싸서 잘 안가게 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카페 내 비치된 메뉴판에 따르면 아메리카노가 3000원, 라떼가 3500원 수준으로 요즘 물가 대비 크게 비싼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래미안 마포 리버웰’ 거래가 단 한 건 이뤄졌다. 전용 114㎡(44평)가 올해 1월 24억9500만원에 팔린 건이다. 거래가 좀 더 활발한 중소형 주택의 경우 59㎡(25평)가 지난해 5월 15억5000만원, 84㎡(34평)가 지난해 11월 22억원에 거래된 것이 가장 최신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