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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파 vs 현산파' 정면충돌…방화6, 시공사 변경 두고 조합 갈등

    입력 : 2025.02.14 11:05

    [땅집고]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6구역' 재정비 조감도./서울시

    [땅집고] 방화6구역이 삼성물산과 새로운 시공사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현 조합 집행부 해임하고 기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6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장과 임원들에 대한 해임 총회가 오는 16일 열린다. 일부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이 지난해 10월 공사비 갈등 문제로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는 등 조합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 해임 발의했다.

    방화6구역은 삼성물산과 새로운 시공사 계약을 체결해 하반기 중 착공을 바라는 현 집행부와 현산 복귀를 원하는 반대파가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수의계약을 위한 시공사 입찰에 삼성물산이 단독 접수했고, 3월 1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린다.

    일부 반대파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과 조합 이사 전원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했다. 16일 총회에서 이들에 대한 해임안이 통과하면 전 조합장이 임명한 감사가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조합은 감사 해임안을 발의해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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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허가 지연 책임은 어디에?

    2017년 조합 설립 후 2018년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방화6구역은 2020년 6월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2023년 4월 이주와 철거까지 모두 마친 뒤 착공과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었으나, 현재까지 2년간 공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최초 도급계약 당시 공사비는 3.3㎡(1평)당 471만원이었으나, 지난해 9월 계약 해지 총회 당시 현산 요구액은 평당 758만원까지 올랐다.

    갈등 원인으로는 사업시행인가 조건인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서서울고속도로) 관련 인허가 문제가 꼽힌다. 사업지와 인접한 방화대로 아래로 서서울고속도로 터널이 지나는데 안정성 문제를 지적받았다. 조합은 아파트 시공법에 대해 고속도로 시행사인 ㈜서서울고속도로와 협의를 거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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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허가 문제로 인한 착공 지연의 1차 책임은 전 집행부에 있다. 2022년 11월 터널 시공 방법을 PPS(Pre-Stressed Pipe Strut)공법으로 변경해 심의까지 완료해 2023년 3월 착공이 가능했다. 당시 조합장이던 A씨는 PPS공법이 공사기간이 길고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2023년 6월 PS(Pre-Stressed File)공법으로 변경했다.

    강서구청은 PS공법으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조합 측에 서서울고속도로와 협상을 지시했다. 인허가가 지연되는 가운데 현산은 공사비를 평당 727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A 전 조합장은 현산과 2023년 11월 평당 727만원 공사비로 착공하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고, 10월 총회를 통해 의결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11월 인허가 내용이 빠진 약정서를 부정하며 가처분 소송을 진행했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6구역의 서서울고속도로 인허가 관련 터널 설계 변경 경과./방화6구역 조합

    A 전 조합장은 조합 이사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부 고발로 인해 2023년 12월 사퇴하며 조합 집행부에 공백이 생겼다. 인허가 지연, 공사비 인상에 더해 또다시 착공이 지연됐다.

    비대위를 이끌던 B씨는 지난해 3월 새 조합장을 선출돼 4월 임기를 시작했다. 현산이 집행부 공백기에 인허가 관련 업무를 대행한 뒤 조합에 보고서를 전달했는데, 반대파 조합원들은 B조합장이 인허가 업무가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 조합장과 집행부는 지난해 7월경 감리업체와 ‘8월 선착공 후 인허가’를 합의했고, 현재 인허가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전 조합장이 약 2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인허가 문제를 현 집행부가 4개월여만에 끝냈다”며 “인허가가 완료돼 8월 착공이 가능해지자 현산 측은 7월 말 공사비를 총 210억원 인상하는 도급계약 변경안을 들이밀었다”고 밝혔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 방화뉴타운 위치도./조선DB

    ■ ‘삼성물산·현 집행부’ vs ‘현산·반대파’

    새로운 시공사 계약과 기존 시공사 복귀 사이 쟁점은 공사비다. 반대파는 현 집행부가 계약을 앞둔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가 오히려 현산보다 높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삼성물산은 총 2416억원, 평당 799만5000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약정서상 합의 금액인 평당 737만원, 해지 시점 현산이 제시한 금액인 평당 758만원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한 조합원은 “이주비에 대한 이자비용, 조합원 특화 품목 제외, 기타 공사비 등을 고려하면 계약서상 삼성물산이 조합에 전가한 비용이 약 400억원”이라며 “여기에 현산에 줘야할 손해배상액까지 합치면 결국 조합원들에게 부담을 지운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파 조합원들은 지난 8일 해임 총회 사전설명회를 열었고, 시공사 해지 통보를 받은 현산 직원들도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다.

    조합 측은 현산과 계약 해제 사유가 단순히 공사비 때문만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사비 갈등뿐 아니라 현산이 제시한 도급계약 변경안에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독소조항이 많다고 주장했다. 착공 이후에도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조항을 65개 포함시켰다. 예를 들어 미분양 발생해 발코니 확장이나 옵션 적용 여부가 정해지지 않는다면 계약이 완료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분양 등으로 인한 손해를 조합이 모두 책임지게 되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 집행부 노력으로 지난해 8월 착공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었는데, 현산는 과도한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고, 독소조항도 너무 많았다”며 “조합은 최대한 빠른 착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먼저 신뢰를 깬 것은 현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계약 시 강서구에 첫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가 조성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공사비 문제가 아니라 추후 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달 15일과 다음달 1일 1,2차 시공자 홍보설명회를 진행한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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