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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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브라이튼 해운대’ 개발 사업을 철회한 부동산 개발업체 신영이 경기 평택시에선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화양지구에서 분양을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분양률은 전체 가구 수의 17%에 그쳤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여파로 국내 주요 시행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신영지웰 평택화양’은 총 999가구 중 838가구가 미분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6월 청약 접수는 21건에 불과해 경쟁률은 0.02대1에 그쳤을 정도로 미분양이 심각했다.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800여 가구 이상이 잔여 물량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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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화양지구개발피에프브이는 평택 화양지구 9-1블록에 짓는 '신영지웰 평택화양'의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0개동 총 999가구 규모다. 전용 84㎡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시공은 신영씨앤디가 맡았다. 입주는 2027년 4월 예정이다.
해당 단지 분양 관계자들은 ‘계약금 없이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홍보를 펼치고 있다. 형식적인 계약금 500만원을 지불한 뒤 페이백을 받으면 실제 들어가는 돈은 없다는 것이다. 계약금은 500만원이지만, 계약 축하금으로 500만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도금은 무이자로 제공하고, 전매도 가능하다.
신영지웰 평택화양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4억2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이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뛰어난 평택 고덕신도시의 같은 면적대 아파트가 5억~6억원대에 거래가 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아파트 가격이 저렴하지만 단지 인근 화양지구에 워낙 미분양 물량이 많아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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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통계에 따르면 평택시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2497가구에서 12월 4071가구로 무려 63%(1574가구) 증가했다. 경기 미분양 물량이 많이 늘어난 원인으로 평택시에서 미분양이 급증해서다. 특히 화양지구가 미분양이 극심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평택에서 삼성 반도체 공장 증설 등을 이슈로 공급을 많이 늘렸는데 소화를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불황까지 겹쳤고, 올해도 공급 물량이 여전히 많아 단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최대 시행사 중 한 곳인 신영은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로 개발하려던 부산 해운대구의 부지 2673㎡를 지난해 10월 매각했다. 이 부지는 신영이 지난 2021년 11월 학교법인 안당학원으로부터 138억원에 매입한 곳으로 신영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브라이튼’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신영은 이번 매각으로 시세 차익은 크게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