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토허제 반쪽 해제에 "재건축, 우린 죄인인가" …"잠실 엘리트· 대치 래대팰 환영"

    입력 : 2025.02.12 17:46 | 수정 : 2025.02.12 20:57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들은 엄청 실망했죠. 그래도 이런 재건축 단지 14곳 제외하면 일단 ‘잠삼대청’ 토지거래허가제가 무려 5년 만에 풀린 것은 큰 호재입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 등 이 일대 아파트마다 집값이 단기적으로 2억~3억원씩은 오르면서 점점 상승세가 뚜렷해질 겁니다.”(대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12일 서울시가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현재 재건축 사업 진행 중인 아파트 14곳을 제외한 서울 강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 잠실·삼성·대치·청담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즉시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안은 13일 공고 후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14곳 단지는 △잠실동 주공5단지, 우성1·2·3차, 우성4차, 아시아선수촌 △대치동 개포우성1차, 개포우성2차, 선경, 미도, 쌍용1차, 쌍용2차, 우성1차, 은마 △삼성동 진흥 △청담동 현대1차 등이다.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사업 대상 아파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땅집고]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지역 및 제외지역. /이해석 기자

    서울시는 강남권에서 진행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이 인근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2020년부터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관리해왔다. 일정 규모 이상 주택·상가·토지 등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으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제다. 특히 주택의 경우 2년 동안 실거주 목적인 매매만 허용해, 임대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해 부동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가 집주인들의 거주·이전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오세훈 시장이 규제 해제를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전달해왔고, 이달 12일 결국 해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이번 해제 결정으로 그동안 매수·매도 수요가 꽁꽁 묶이는 바람에 거래가 주춤했던 ‘잠삼대청’ 일대 가격과 거래량이 동반 증가할 것이라는 현장 목소리가 나온다. 앞으로는 이들 지역에서 갭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재건축 아파트 14곳 집주인들의 실망 섞인 반응이 터져나오는 분위기다.

    ■ 재건축 아파트 실망감 확산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단지 내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몇 개월 전부터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하겠다는 의견을 내면서 집주인들 기대감이 있었는데, (재건축 14곳) 집주인들은 실망감이 크다”면서 “이번 해제로 결국 ‘잠삼대청’에 전세를 낀 매수세가 뛰어들면서 집값이 치솟을 것이고, 그 수요가 주변 단지들로도 번질 것이라는 게 이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대치동 현대아파트 인근 C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이번에 재건축 14개 단지는 규제 해제 대상에서 빠진 점이 실망스럽다. 영동대로 개발 호재는 이미 5년 전에 가격에 반영된 데다가, 재건축 단지 특성상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에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사업 추진 상황에 더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따라서 서울시가 일단 전면 해제 후 재건축 진행 상황에 따라 족집게 식으로 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건축 아파트 주인은 “안전진단이 통과해도 실제 재건축될때까지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우리가 죄인도 아닌데 아파트 거래를 가로막는 것은 정부 권한의 남용”이라고 말했다.

    ■ 잠실동 엘스·리센츠, 대치동 대치팰리스 반사 이익 기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완화로 ‘잠삼대청’ 일대 아파트 가격이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특히 잠실동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등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의 경우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하면서 집값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은 잠실 등 강남권 일부지역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으로 이미 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면서 “이번 규제 완화로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 커질 것이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상급지 교체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거래량 증가, 가격 강세, 갭투자 수요 유입이 발현될 것”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로 잠삼대청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눌러놓았던 것이기 때문에, 이번 규제 해제로 ‘집값 상승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면서 “앞으로 대출 규제나 환율, 기준 금리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시장 시세에 맞춰 자연스럽게 변동할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