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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서 박쥐가 튀어나온 용인 신축 아파트"...부실시공에 준공 지연

    입력 : 2025.02.11 07:30

    [땅집고]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 들어선 '용인 경남 아너스빌' 3단지 입구.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기도 용인 처인구의 신축 아파트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입주 예정자들은 지난해 11월 진행한 사전 점검 당시 지적한 누수 등 문제가 2달째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며 시공사인 경남 기업에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 중이다. 입주 예정자들의 강력한 항의에 용인시까지 나서 아파트 하자 문제를 해결한 후에 준공을 내주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공사와 입주 예정자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땅집고] '용인 경남 아너스빌' 일부 가구에서는 누수와 마루 들뜸 현상이 발견됐다. /'용인경남아너스빌' 입주예정자협의회

    ■ 부실시공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경남아너스빌’

    논란이 불거진 곳은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다. 최고 20층, 18개동, 3개 단지로 이뤄졌다. 1단지 326가구와 2단지 450가구, 3단지 388가구를 합해 총 1164가구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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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단지는 2024년 11월 말 진행한 사전점검 이후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당시 집을 둘러본 결과, 곳곳에서 누수 등 부실시공 흔적이 짙었다고 주장했다. 제보 사진을 보면 이 단지 한 가구의 발코니 우수관 상부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마루가 들떠서 힘을 가할 때마다 틈이 생기거나, 바닥 수평이 맞지 않아서 캔이 굴러가는 가구도 있었다. 지하주차장 등 공용부에서는 누수 자국이 더욱 짙었다.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3단지 입주 예정자 H씨는 “지난해 11월 사전점검 이후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아파트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라며 “발코니 천장에 물방울이 맺혀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우수관을 타고 흐르는 집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시공사가 보수를 마친 뒤 2차 사전점검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물이 새는 곳이 많다”며 “누수가 발생한 부분만 가려놔 근본적인 누수를 잡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인 경남기업은 부실 시공 논란이 발생하자 2024년 12월로 예정했던 준공(사용승인) 및 입주 시점을 2달 이상 연기했다. 2025년 2월초까지 용인시로부터 준공인가를 받지 못했다.

    [땅집고]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 들어선 '용인 경남 아너스빌' 전경. 이 단지는 2024년 12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부실 시공 논란이 불거지면서 아직 준공 승인을 받지 못했다. /강태민 기자

    ■ 2차 사전점검에서는 ‘관리 소홀’ 정황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는 최근 진행한 2차 사전점검에서는 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받았다. 주방 싱크대에서 살아있는 박쥐가 발견된 것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충격적인 장면이 공개되자 경남기업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졌다고 토로했다. 이 아파트 1단지 입주 예정자 A씨는 “싱크대 통에 살아있는 박쥐가 있었다는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박쥐가 어떻게 집 안에 들어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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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가운데 용인시 역시 아파트 하자 문제를 완료할 때까지 준공 허가를 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달 17일 다시 현장을 방문해 부실 시공 문제를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땅집고]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 들어선 '용인 경남 아너스빌' 1~3단지 전경. 이 단지는 2024년 12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부실 시공 논란이 불거지면서 아직 준공 승인을 받지 못했다. /강태민 기자

    ■ 경남 기업, 준공 후에도 보수 이어간다

    시공사 경남기업 측은 입주 예정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첫 사전점검 당시 접수한 하자를 대부분 보수했으며, 당장 준공을 못 받을 정도의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하자가 발생했으나, 최대한 보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쥐의 경우 최근 진행한 2차 사전점검 첫날, 창문 등 출입구를 통해 건물 내부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준공 검사 전에 경기도 품질 점검과 현장기술사·현장 대리인·감리단장 등과 교차 점검, 용인시 건축사 점검 등을 여러 검사 단계를 거친다”며 “준공 후에도 관련 법에 따라 책임있는 자세로 아파트 보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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