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09 12:06 | 수정 : 2025.02.09 15:11

[땅집고]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KCC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한 4711억원을 거둬 건설부동산 불경기에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주택에 집중하는 대신 실리콘·도료 등 다른 부문에서 성과를 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6조6587만원으로 전년 대비 5.9%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11억원으로 50.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17% 증가한 293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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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건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대부분 건설사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고, 적자 전환하 기업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KCC 실적이 반등한 것은 실리콘 사업이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에는 실리콘 시장이 중국 영향으로 좋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시황이 개선되면서 실리콘 부문 실적이 개선됐다는 것. 더불어 조선업 호조로 선박 도료 수요가 증가하고, 해외 법인 판매량도 늘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KCC가 다른 건설사와 달리 사업 포트폴리오를 주택 부문에 치중하는 대신 토목이나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꾸린 점도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이런 공사들은 아파트·오피스텔과 달리 미분양 리스크가 없고 공사기간도 5년 정도로 더 길기 때문에 수주 잔고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KCC가 맡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중에는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시에 짓는 사무3동 신축공사가 있다. 2023년 2월 수주 계약을 체결해 현재 공사 중인데, 기본도급액이 8900억원에 달한다. 토목 사업으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용산-상봉) 제4공구 2531억원 ▲여주~원주 복선전철 1공구 1283억원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지하화 1146억원 등이 있다.
KCC 관계자는 “현재 건설 경기가 어렵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견조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현금 흐름 중심의 영업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