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10 07:30
[땅집고] 최근 대형 금융사와 함께 중소형 자산운용사들까지 하나 둘 부동산 개발 리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02년 도입된 리츠 숫자는 작년 말 기준 400개를 돌파했고 운용자산도 100조원을 넘긴 가운데,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뛰어든 신생 리츠들의 새로운 자산이 얼마나 수익을 가져다 줄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2월, 한강에셋자산운용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한강네오밸류제일호 리츠(REITs)’의 설립 및 영업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강네오밸류제일호’는 한강에셋자산운용의 첫 번째 리츠다. 하지만 이 리츠는 오산세교2지구 아파트 개발을 위해 설립됐는데, 오산 신축 분양 단지들 가격이 수년 간 분양가 주변을 맴도는 수준으로 정체 중이어서 수익이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강에셋자산운용, 디벨로퍼 네오벨류 손 잡고 오산세교2지구 ‘아파트 개발’ 본격화
한강에셋자산운용은 부동산과 인프라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운용자산(AUM)만 5조원에 달한다. 2015년 7월 출범해 최대주주는 친환경 기업이자 국내 유일 밸류업 플랫폼 기업 이도의 최정훈 대표이사다.
한강에셋자산운용은 2021년 12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겸업인가를 취득했다. 당시는 중소형 자산 운용사들이 리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 문턱도 허문 상황이었다.
부동산 펀드 등과 함께 리츠 부분에 진출한 한강운용은 리츠 및 신재생(태양광 및 풍력)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주식운용본부를 신설해 기존 부동산 및 인프라 중심의 대체투자를 넘어 전통 자산 투자로 영역을 확대하여 종합자산운용사로 도약도 추진 중이다.
이번 리츠는 부동산 디벨로퍼 ‘네오밸류’ 등과 손을 잡고 리츠를 설립해 주택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한강네오밸류제일호 리츠는 경기 오산시 청학동 일원의 토지 11만8826㎡를 매입해 공동주택 2580가구(민간 분양·임대 각각1290가구 규모) 및 근린생활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오산세교택지개발지구2 내에 포함된 부지다. 부지 인근에는 1호선 오산역이 있고 주변이 신축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였다. 공동주택은 민간 분양과 임대 주택 각각 1290가구씩 조성될 예정으로, 오는 2026년 상반기 착공 및 분양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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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580가구 중 분양하는 물량은 ‘한강네오밸류제일호’가 사업비 8036억원을 조달해 직접 개발하고, 임대 주택은 별도의 리츠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유훈 한강에셋 총괄대표는 “기존 국내외 부동산펀드 비즈니스를 넘어 이번 1호 리츠를 시작으로 리츠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 기회를 지속해서 제공할 것”이라며 “리더십 및 조직 인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오산세교2지구 분양 주택, 시세 변동 미미…“분양 수익, 임대 전환 여부따라 리츠 운명 갈릴 것”
리츠는 주식회사 형태로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부동산간접투자 기구다. AMC는 리츠로부터 자산의 투자·운용업무를 위탁수행한다.
최근 국내 리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도입되어 국내에 단 4개뿐이었던 리츠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400개를 돌파했다. 운용자산은 2002년 6000억원에서 2024년 100조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리츠 AMC 설립 인가를 획득한 자산운용사는 총 50곳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에만 12곳이 인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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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또한 최근들어 과도한 차입금으로 리스크가 커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보다는, 리츠 등을 통한 안정적인 투자 방식의 개발을 권장하며 부동산 자금 시장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한강에셋운용처럼 민간 임대주택 등을 대거 포함한 주거단지 개발을 하는데, 리츠를 도입하는 것은 정부의 권장사항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자산운용사 역시 자금 유동화 및 사업 모델 다각화를 위해 2020년 이후부터 리츠 시장에 꾸준히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업계의 전문가들은 부동산PF보다 관리와 운영 형태가 복잡한 리츠 개발 모델이 얼마나 수익을 가져다줄 지 여부가 확실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조언했다.
오산세교2지구에 2021년 분양한 ‘오산세교2지구중흥S클래스에듀파크’ 84㎡는 당시 분양가가 4억5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2월 분양권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4억1000만원~4억3000만원 수준에 손바뀜이 일어나 3년간 가격이 정체된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츠는 기관투자자 몇몇에 큰 단위 대출로 돈을 끌어오는 부동산 PF 개발 방식에 비해 다양한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는 구조로 위험이 분산되는 효과 때문에 정부도 권장하는 것”이라며 “위 형태의 자산처럼 임대 주택을 대거 낀 형태의 경우는 임대 후 전환이 어느 시점에 가능한지, 분양 후 주택 관리 운영은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 분양가는 얼마에 책정될 지 등도 구체화해야 기존 PF투자와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수익률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