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05 11:27
[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② 한만기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카운티 1대 시설장 “예상 리스크 고려없이 지었다가는 폭망”
[땅집고] “지금 대부분 시니어타운은 많은 운영수익을 남기는 상황이 아니에요. 하지만 앞으로는 시니어타운도 수익성과 공공성을 다 잡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예상되는 리스크를 시니어타운 사업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죠.”
초고령화 시대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와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시니어 하우징’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내수 부진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잿빛 전망이 나오는 산업군이 많은 가운데, 이 시장만 초고령화 여파로 활황이다.
[땅집고] “지금 대부분 시니어타운은 많은 운영수익을 남기는 상황이 아니에요. 하지만 앞으로는 시니어타운도 수익성과 공공성을 다 잡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예상되는 리스크를 시니어타운 사업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죠.”
초고령화 시대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와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시니어 하우징’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내수 부진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잿빛 전망이 나오는 산업군이 많은 가운데, 이 시장만 초고령화 여파로 활황이다.
시니어타운으로 상징되는 유료 노인복지주택은 일상 생활이 가능한 65세 이상 입주민에게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월 임대료가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집에서 요양보호사와 가사도우미를 따로 고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렴해 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와 건설업계, 금융업계 역시 이 점에 주목해 시니어타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시니어타운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전문가의 대답은 ‘NO’다. 한만기 KB평창카운티 전 시설장은 “시니어타운도 하나의 사업인 만큼, 제대로 계획하지 않으면 입주 수요가 아무리 많아도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사업 초기 단계부터 건물의 부대시설, 인력, 서비스 구성을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가 주목한 알짜산업,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이 궁금하다면?
한 전 시설장은 서울 고급 시니어타운 대명사 ‘더클래식500’ 경영기획본부로 입사해 14년 근무한 뒤 2021년 시설장을 맡았다. 이후 전통 부촌인 서울 종로 평창동 시니어타운 ‘KB평창카운티’ 시설장으로 자리를 옮겨 올해 9월까지 근무했다. 현재 시니어하우징 운영 컨설팅과‘위탁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노블라이프케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한 전 시설장은 땅집고가 개강하는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4기)’에서 시니어주거 운영 수지 분석과 컨시어지 서비스 등 관리 이슈에 대해 강의한다.
다음은 한 전 시설장과의 일문일답.
- 시니어타운 이용료 수백만원이다. 왜 이렇게 비싼 건가.
“시니어타운 이용료는 서비스의 질과 양을 결정하는 기준인 기본관리비에 달려 있다. 고급 시설은 기본관리비 자체가 높은데, 행사 및 문화여가비 등 예산이 기본관리비에 포함돼 있다. 기본관리비가 높은 만큼, 서비스 수준이 상당하다.
예컨대 휘트니스 공간을 넓게 만들고, 상주 트레이너 여러 명 배치하면 공간 운영비나 인건비 지출이 상당하다. 동시에 이는 항상 서비스 제공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부분 시니어타운 이용료와 입주자 만족도가 비례하는 이유다. 중저가 시설의 경우 이 예산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입지여건에 따른 임대료 차이도 있다. 입지가 좋을수록 투자비가 많이 든다. 사업자는 이용료를 높게 받아야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
- 그렇다면 비싼 기본 관리비, 기본관리비가 저렴하나 별도 이용료를 내는 경우 중 어떤 게 나은가.
“운영 측면에서는 전자가 낫다. 공간·인력 운영 비용 등을 이용료에 먼저 반영한 경우는 입주민이 별도 커뮤니티 요금을 내지 않는다. 이들은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한다.
반면 커뮤니티 요금을 별도로 지불하면 참여률이 다소 낮다. 이는 전체 입주민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돈을 두 번 내는 상황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어느 것을 선택할 지는 소비자의 몫이다. 운영자는 이런 소비심리를 적극 반영해 서비스 상품을 구성해야 한다.”
- 사업자가 시니어타운 이용료를 정할 때 커뮤니티 외에 고려할 점은?
“수선유지비 등 재투자 비용이다. 건축물 보수 비용은 대개 15년이 지나면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장기수선충당금을 소유자인 운영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간과하면 이용료를 아무리 높게 받아도 사업성이 떨어진다.
건물 유지 보수는 매우 중요하다. 건물의 생명력을 유지해야 입주민 만족도를 이어갈 수 있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자신이 사는 집의 가치가 하락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니어타운 중에도 이런 문제 고민하는 곳 늘어날 것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 시니어타운 개발 붐이 일면서 운영에 관심있는 기업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일까.
“많은 경험보다 어르신을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경영자를 포함해 주니어 직원에 이르기까지 시니어 고객에 대해 서비스하는 자세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시니어타운에는 사회복지나 호텔업계 출신 경력자가 많다.
저 역시 재무팀에서 시작해 시설장에 오르는 사이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금은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더클래식500 재무팀 근무 당시 어르신을 직접 모시는 부서가 아니었지만, 거동이 불편한 80대 어르신을 모시고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알펜루트에 다녀온 적이 있다. 휠체어가 못가는 구간에는 어르신을 업고 완주했다. 풍경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시니어타운 전망 어떻게 보나.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노인주거시설 시장 규모가 대폭 성장하게 됐다.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시너지를 낼 기회도 주어질 것이다. 또한 현재 대부분 시니어타운의 수익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참여자가 늘면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는 저 처럼 시니어타운 재무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사업자들도 머리를 맞대고 시니어타운 수익성 증대를 고민 중이다. 지출을 줄이고 서비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건물·서비스를 설계해야 하는지 머리를 맞대고 있다.”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모집>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4기)’을 2월 개강한다.
단순한 시니어타운 소개 등 기초 강의가 아니라 시설 설계부터 운영까지 시니어타운 개발 전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시니어타운 개발이 적합한 입지를 고르는 방법부터 운영 수익이 발생하는 재무 구조 설계 방법, 시니어타운에 반드시 필요한 인테리어 설계 등을 전수한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