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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만만치 않네" 대우건설, 계약지연되면서 매출 10% 감소

    입력 : 2025.02.05 09:32 | 수정 : 2025.02.05 10:53

    [땅집고] 대우건설이 지난해 8월 투자자 승인을 받은 베트남 끼엔장 신도시 조감도. /대우건설

    [땅집고] 대우건설이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뼈 아픈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총력을 기울인 해외사업에서 계약이 계속 밀리면서 신규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감했기 때문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조4421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매출인 11조6478억원 대비 10.3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023년 6626억원에서 46.1% 하락해 3571억원으로 추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42%가량으로 집계됐는데, 대우건설이 시공능력평가 3위이자 1군 대형 건설사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땅집고] 지난해 12월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이 해외 사업 확대 목적으로 베트남 빈즈엉성 베카맥스 그룹을 방문했다. /대우건설

    ■회장 직접 나서 해외 잡겠다고 했지만…올해로 줄줄이 밀린 본계약

    대우건설의 실적이 전망치를 한참 밑돌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해외사업 수주 실패’가 꼽힌다. 대우건설은 2022년 중흥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해외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시행사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대우건설 회장 겸 중흥그룹 부회장인 정원주 회장은 직접 수주를 위해 해외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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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이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대우건설,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등으로 구성한 팀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 사업’이 있다. 총 사업 규모는 24조원으로 체코 두코바니, 테멜린 등에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1조원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1조8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 사업, 1조원 규모의 리비아 인프라 재건 사업 등의 수주를 따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해당 사업의 본계약이 해를 넘겨 올해로 줄줄이 밀리면서 실적 부진을 겪게 됐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약 3조원에 달하는 수주 목표치를 세웠지만, 업계에서는 계약 이연으로 인해 실제 수주액이 5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계약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올해로 게약이 지연된 것으로 올해 큰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뿐 아니라 지방 미분양 리스크도 대우건설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대우건설의 미분양 물량은 7000가구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지방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대우건설이 보유하는 물량이 원만하게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해외 사업에서의 성과와 주택 마진 개선이 이뤄져야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가 분수령…새 사장 경영능력 발휘할까

    올해 밀렸던 본계약이 하나씩 성사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경영인이 아닌 공군 준장 출신의 신임 사장이 선임됐다는 점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은 새 수장인 김보현 신임 대표를 맞으면서 오너가 경영체제를 굳혔다. 김 대표는 1966년생으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다. 공군사관학교 36기 출신으로 32년간 공군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기 시작한 건 2020년 4월부터다. 중흥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헤럴드 부사장으로 취임한 뒤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했다. 2022년 인수 이후 대우건설 고문직을 맡고 2023년부터 총괄부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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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대형 건설사에서는 수십년 이상 건설업에 종사해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대표를 선임한다. 특히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요구되는 대우건설의 상황에서 김 대표가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업황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실적 개선을 위해 기존 해외 사업을 유지하면서 내실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 밖에 나이지리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추진하는 건축·토목사업을 비롯해 북미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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