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단독] 동부건설, 960억 적자…영종도 주상복합 사업 무산 여파

    입력 : 2025.02.04 13:52 | 수정 : 2025.02.04 16:55

    [건설사 기상도] 동부건설 ‘960억 적자’…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사업이 발목 잡았다
    /동부건설

    [땅집고]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22위 건설사면서 아파트 브랜드 ‘센트레빌’로 유명한 동부건설이 지난해 96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출 감소와 원가율 상승 등의 요인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자회사를 통해 진행하던 3000억원대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사업을 포기한 데 따른 손실 반영이 적자 전환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일 금융감독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매출액 또는 손익 구조가 30%(대규모 법인의 경우 15%) 이상 변경될 경우 회사 재무 상태를 공개하도록 하는 공시 원칙에 따라 지난해 결산 자료를 긴급 공개했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땅집고] 2023년 대비 2024년 동부건설의 사업 실적 추이. /이지은 기자

    이번 공시에 따르면 2024년 동부건설의 매출은 연결 기준 1조6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23년 301억원에서 지난해 -96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아직도 발품파세요? AI가 찾아주는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동부건설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원가율 상승’과 ‘자회사 중단영업손실’을 들었다. 먼저 원가율 상승은 최근 건설사마다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매출 원가가 높아져, 건설사가 프로젝트를 완공하더라도 큰 이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원가율(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98% 정도인 것으로 계산된다.


    [땅집고] 동부건설이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짓기로 했던 총 1300여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예정부지(RC3블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3차원 공간정보서비스

    더불어 동부건설이 지난해 인천시 영종하늘도시 RC3블록에서 추진하던 3000억원대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사업을 포기한 것이 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건설은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21년 지분 100%를 보유한 와이제이글로벌개발㈜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영종하늘도시 RC3블록 부지를 3025억원에 낙찰받고 자체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이 곳에 최고 49층, 총 1296가구 규모 대규모 오션뷰 주상복합과 근린생활시설을 지을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3000억원대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수도권 외곽으로 분류되는 인천시를 비롯해 영종도 일대에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개발 사업성이 불투명해졌다. 동부건설은 LH 측에 계약금 300억원을 포기하고 주상복합 사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 사업을 위해 설립한 와이제이글로벌개발을 폐기될 처분집단으로 보고 관련된 손익을 중단영업으로 표시했다. 이 때 중단사업손실로만 416억원이 집계됐다. 이는 당분기 누적 순손실(842억원)의 절반은 차지하는 규모다.

    동부건설은 2005년 12월 국내 건설사 중 6번째로 공공수주 '1조 클럽'에 가입했을 정도로 외형 확장에 성공했던 건설사다. 2001년 국내 최초 복층 교량인 청담대교를 준공하고, 2005년에는 삼성물산을 제치고 서울 강남권 ‘대치 동부 센트레빌’ 시공권을 수주하면서 랜드마크 아파트를 건설하는 등 실적을 쌓았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공 공사와 비(非)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계획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직 주택 경기가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아파트 사업 대신 다른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지역 주택 시장이 여전히 침체돼있기 때문에 영종도 주상복합 사업을 포기한 것은 장기적 측면에서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본다”면서 “지난해 4분기 잠정 재무재표상 전분기와 비교하면 적자폭이 줄었고, 원가율도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손실이 대거 반영돼 올해에는 서류상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