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2.04 10:44 | 수정 : 2025.02.04 13:48
[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① 한만기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카운티 1대 시설장 “전문 기업 나온다면 달라지죠”
[땅집고] “정부의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중 하나인 전문 운영기업 육성이 이뤄진다면 한국 시니어 하우징 시장도 일본처럼 100조원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운영 기업의 역량에 따라 시니어타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니, 선두 기업이 생기고요. 이미 한국에서도 시니어타운 전문 기업이 만들어졌어요.”(한만기 전 시설장)
시니어타운 전문 사업자 등장은 ‘시니어타운 천국’이 된 일본의 노인주거시설 수가 급증한 계기 중 하나다. 실례로 베네세 홀딩스의 자회사인 베네세스타일케어는1995년 요양보호사 대상 교육을 시작으로 요양사업에 진출한 뒤, 임대 형태 노인 주거 시설을 운영하면서 빠르게 요양 기업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일본 전역에서 360개 시설을 운영 중이다.
한국에도 이를 표방한 기업이 있다. KB금융의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글로벌라이프’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노인복지주택 ‘KB평창카운티’의 사용권을 확보해 운영 중이다. 시니어타운 실제 소유주는 이지스자산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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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한국에서 이러한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토지와 건물 사용권을 확보하는 것 만으로 시니어타운을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한다고 했다. 규제 완화를 통해 보다 많은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어르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사업자를 육성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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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평창카운티 1대 시설장을 지낸 한만기 전 시설장은 규제 완화를 통해 전문 운영 기업이 계속 등장해야만, 국내 시니어타운 수준이 올라간다조 조언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한 시설장은 “시니어타운 전문 운영 기업은 입주민 만족도 제고를 최우선에 두고 서비스 제공과 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이런 기업이 계속해서 등장하면 입주 수요가 늘고, 장기적으로 시니어 하우징 시장 규모도 커진다”고 말했다.
한 전 시설장은 서울 고급 시니어타운 대명사 ‘더클래식500’에서 경영기획본부로 입사해 14년 근무한 뒤 2021년 시설장을 맡았다. 이후 전통 부촌인 서울 종로 평창동 시니어타운 ‘KB평창카운티’ 시설장으로 자리를 옮겨 올해 9월까지 근무했다.
아울러 한 전 시설장은 땅집고가 개강하는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4기)’에서 시니어주거 운영 수지 분석과 컨시어지 서비스 등 관리 이슈에 대해 강의한다.
아래는 한 전 시설장과의 일문일답.
-시니어타운은 어떤 곳인가.
“시니어타운은 입주자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내도록 지원한다. 균형잡힌 식사를 하면서 골프·산책 등 여가 활동을 하고, 이 과정에서 이웃과 지속적으로 교류한다. 전반적으로 삶의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제공한다.”
-시티어타운 활성화 필요한 이유는?
“시니어타운 활성화는 국가의 노인돌봄예산과 개별 노인의 주거비를 모두 줄이는 길이다. 어르신이 집에서 돌봄서비스 제공하는 요양보호사와 청소·세탁을 맡는 가사도우미를 따로 고용하면 매달 수백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시니어타운은 이런 것을 한 번에 해결한다.
-시니어타운 활성화를 위해 시설 소유와 분리가 나눠져야 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디벨로퍼는 투자자 모집 등 개발 전 과정을 맡고, 전문 기업은 서비스와 인력 제공 등 운영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 이원화가 정착하면 각자 역할에 집중해 고객 만족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어떤 산업이든 만족하는 고객이 늘면 대기 수요가 생기고, 자연스레 공급자가 늘어나지 않나.
개인적으로 이원화 관련 법안은 시장 성장 계기라고 본다. 돌려 말하면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만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이는 올해 7월에 경제부장관 회의에서 나온 시니어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추후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이원화로 가려는 움직임이 더욱 나타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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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규정은 어떤가.
“현행법에 따르면 건물 등의 소유자와 사용권을 확보한 자만 시니어타운을 운영할 수 있다. 시니어타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다.
전문 운영 기업이 나오려면 일단 경험이 많아야 하는데, 도심에서는 땅을 구하기 어렵다. 시설을 열기 조차 어려우니, 전문적으로 경험 쌓기가 어렵다.”
- 그렇다면 운영과 소유를 분리한 사례 있나.
“KB골든라이프케어가 만든 서울 종로구 ‘KB평창카운티’가 대표적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를 조성해 건물을 매입했고, KB골든라이프케어는 사용권을 확보해 운영을 맡고 있다.
경기도 용인 ‘삼성노블카운티’도 비슷하다. 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지만, 삼성공익재단이 운영한다. 삼성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으나, 분리된 구조로 봐야 한다.”
-해외 사례는 어떤가.
“일본의 유명 기업인 솜포, 베네세는 이미 소유와 운영 이원화로 가고 있다. 직영과 위탁을 병행하면서 운영 시설을 대폭 늘리게 됐다.
미국도 헬스케어 리츠(REITs) 산업을 통해 이원화한 경우다. 리츠 자체가 위탁 운영을 전제로 했다고 봐야 한다. 관련 리츠가 성장하면 위탁운영 사업도 성장하는 격이다. 미국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125조원에 달한다.
미국 헬스케어 부동산 투자 신탁인 ‘웰타워(Welltower Inc.)’는 시가총액이 522억달러(약 70조6000억원)에 달한다. 노인주택, 의료시설 및 다양한 헬스케어 관련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건설업계가 주목한 알짜산업,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이 궁금하다면?
- 허들이 낮아지면 경험이 없는 회사가 진출해 주먹구구식 운영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능성이 낮다. 영세 기업이 시니어타운을 운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장에서는 ‘자금이 넉넉한 대기업도 시니어타운 수익성을 검토하다가 사업 개시를 고민한다’는 말이 나온다.”
- 민간 기업 참여가 늘면 시니어 시장에 어떤 점이 달라질까.
“양극화한 노인 주거 시설 시장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길 것이다. 현재는 정부가 책임지는 1·2분위, 하이엔드로 불리는 9·10분위 시설만 있는 상황이다. 민간 기업이 참여하면 3~8분위 시설이 만들어진다. 선택지가 많아야 노인주거시설로 거주지를 옮기는 문화가 정착한다.
게다가 약 3~8분위, 중산층 대상 시설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구간이다. 저출산고령화 기조가 심화하면서 각 부처가 예산 확보 전쟁을 벌이는 실정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는 각각 노인복지주택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 시설을 지원하는 것 만으로 벅찬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 이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정부는 시니어 하우징 산업이 잘 성장하도록 적절한 시기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정부 규제에 따라 100조원대 시장이 빨리 올 수도, 늦게 올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시니어 하우징 산업 규모가 2018년 52조원이었으며, 2030년 168조원으로 성장한다고 전망한다.
이런 ‘촉진제’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 금융, 건설업계가 모두 달려들어 시니어하우징 사업에 도전장을 냈지만, 규제에 따라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할 수도 있다.” /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모집>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4기)’을 2월 개강한다.
단순한 시니어타운 소개 등 기초 강의가 아니라 시설 설계부터 운영까지 시니어타운 개발 전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시니어타운 개발이 적합한 입지를 고르는 방법부터 운영 수익이 발생하는 재무 구조 설계 방법, 시니어타운에 반드시 필요한 인테리어 설계 등을 전수한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7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