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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방치 청라신도시 쪼가리 땅, '세대공존형' 시니어타운으로 변신한 비결

    입력 : 2025.02.02 07:32 | 수정 : 2025.02.02 07:41

    [시그넘하우스 설립자, 박세훈 회장을 만나다] ② 1200평 빈 땅이 어린이 웃음소리 들리는 시니어타운으로 재탄생

    [땅집고] 인천 서구 청라동 시니어타운 '더 시그넘하우스 청라' 건물 외관. /강태민 기자

    [땅집고] “오래전 인천 청라지구 빈 땅에 ‘시니어타운을 짓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아서 사업성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규모가 너무 작아서 ‘수익성이 없겠다’ 판단했죠. 그런데 몇 년 후 결국 이 자리에 시니어타운 2호점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참 신기한 인연이죠.”

    서울에서 차로 50분가량 달려서 도착한 인천 서구 청라동 137-4번지. 빨간 벽돌로 지어진 9층짜리 신축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상단에는 ‘SIGNUMHAUS(시그넘하우스)’라고 적힌 흰색 간판이 달려 있었다.

    이곳은 ‘더 시그넘하우스 청라’(청라점)다. 노인들의 마지막 안식처로 불리는 시니어타운으로, 법적 명칭은 노인복지주택이다. 60세 이상 독립 생활이 가능한 어르신이 거주한다. 청라점은 서울 강남구 자곡동 시니어타운 ‘더 시그넘하우스 강남’(강남점)을 운영하는 도타이가 7년 만에 선보인 2호점이다. 객실 수는 총 139호실로, 강남점보다 30실 적다.

    땅집고는 박 세훈 회장의 시니어타운 설립과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2월 6일 오후 2시에서 4시30분까지 여의도 파크원타워2 NH금융타워 4층 크리에이터홀에서 열린다. 선착순 20명 접수.(문의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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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인천 서구 청라동 시니어타운 '더 시그넘하우스 청라' 건물 전경. 시니어타운 우측에서 남측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산책로가 있다. 건물 좌측에는 어린이집이, 남측에는 교회가 있다. /강태민 기자

    ■ 청라 끄트머리 1200평 빈 땅, 10년간 비어 있었다

    시그넘하우스 청라점이 들어선 인천 청라지구 문화5블록(문화·의료·복지시설용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라지구를 조성한 이후 10여년 간 적극적인 부지 매입 문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지가 삼각형 모양 자투리 땅인데다, 청라지구 서측 끝지점에 위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총 면적 4177㎡(1263평)로, 개발 사업을 하기엔 적은 편이다.

    이 자리에 시그넘하우스 청라점을 지은 박세훈 LTS그룹 회장 역시 수년 전 해당 부지에 ‘시니어타운을 짓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와 부지 매입을 보류했다. LTS그룹은 자회사 도타이를 통해 시그넘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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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인천 서구 청라동 시니어타운 '더 시그넘하우스 청라' 1층에는 영화와 음악 감상을 위한 대형 멀티플렉스실이 있다. /강태민 기자

    ■ 신상 시니어타운, 영화관·병원·종교시설 다 갖춘 비결은?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청라점이 들어서게 된 걸까. 바로 인천시가 도타이 측에 근린생활시설 비중을 45%로 높여주겠다고 제안해서다. 통상적으로 음식점이나 병원 등 상업시설이 입점하면 건물의 사업성이 크게 올라간다.

    이후 도타이는 2018년 5월 해당 부지를 58억40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이 자리에 시그넘하우스 2호점이 들어선 이유다. 도타이는 청라점을 지으면서 강남점을 조성할 때 처럼 ‘최고의 시니어타운’을 짓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7년 간 강남점을 통해 파악한 어르신의 생활 습관을 적극 반영했다.

    병원이 가장 대표적이다. 어르신들은 약국·내과·한의원 등을 매일 찾는다. 강남점의 경우 인근 건물을 매입해 의원, 약국 등 의료 시설을 마련하느라 비용이 추가로 들었는데, 청라점은 처음부터 한의원을 품은 시니어타운으로 만들었다.

    아울러 이곳은 종교시설도 확보했다. 근린생활시설 비중을 높인 만큼 식당·카페를 입점시켜 임대료 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대신 원불교 교당을 조성한 것이다. 인천 원불교 청라교당 한진경 교무는 이곳을 24시간 지킨다. 청라점은 건물 남측에 대형 교회가 있다는 점에서 ‘종교 화합’ 시설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주말이면 입주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종교활동을 할 수 있다.

    한 교무는 “종교인이 24시간 상주하면서 어르신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점에서 입주민 가족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교당은 종교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입주민이 명상 등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얻는 장소”라고 말했다.

    건물 곳곳에 건강을 고려한 특화 설계를 적용한 것도 청라점의 강점이다. 청라점은 건물 전체가 보일러 난방 방식이다. 바닥에 난방 배관을 설치한다는 점에서 에어컨·히터보다 건축비가 배로 들지만, 호흡기가 약한 어르신을 배려한 조치다. 또한 시력 저하를 고려해 조도·채도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을 달았다.

    이곳에는 138석을 포함한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있다. 강남점에서 영화나 음악 감상을 즐기는 어르신이 많은 것을 보고,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스크린 아래에는 무대를 설치해 다용도로 쓸 수 있게 했다. 반면 노래방과 악기연주실 규모는 반 이상 줄였다.

    ☞초고령화가 오히려 기회!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이 뭐길래

    [땅집고] 국내 대표 고급 시니어타운 '시그넘하우스'를 설립한 박세훈 LTS그룹 회장. 박 회장은 LTS그룹 자회사 '도타이'를 통해 시그넘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도타이

    ■ 청라점, 어린이 웃음소리 들리는 시니어타운

    청라점은 이러한 커뮤니티 시설 덕분에 세대공존형 시니어타운으로도 불린다. 건물 바로 옆에 어린이집이 있어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자주 들리는데, 어린이집 행사를 시니어타운에서 진행하는 등 종종 교류할 일이 생겨서다.

    박 회장은 “어르신들이 발표회를 위해 온 아이들을 보고 무척 반가워했다”며 “아이들이 종종 오가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다양한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최신식 인테리어, 화려한 커뮤니티보다 입주민이 즐겁게 지내도록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시설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시그넘하우스는 입주민 운영위원회를 통해 헬스장·식당 등 커뮤니티 시설과 프로그램 만족도를 반기 별로 조사하고, 차기 계획에 반영한다.

    박 회장은 “시그넘하우스 전 직원은 한 마음으로 어르신을 이해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등장하는 시니어타운은 시그넘하우스보다 더욱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겠지만, 입주민 만족도 측면에서는 우리를 따라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westseoul@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모집>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4기)’을 오는 2월 개강한다.

    단순한 시니어타운 소개 등 기초 강의가 아니라 시설 설계부터 운영까지 시니어타운 개발 전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시니어타운 개발이 적합한 입지를 고르는 방법부터 운영 수익이 발생하는 재무 구조 설계 방법, 시니어타운에 반드시 필요한 인테리어 설계 등을 전수한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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