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1.30 11:05
[땅집고] “토지거래허가제 풀리기 전 지금이라도 잠실 아파트 매수해야하는걸까요?”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수순을 밟기 시작하면서 규제로 묶여있던 지역에서 기대감과 함께 호가가 오르고 있다. 특히 강남3구에서도 송파구 단지의 호가 상승세가 돋보인다.
이달 14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특단의 조치로 행하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오 시장은 “재산권 행사를 임시로 막아놓은 것이라 그동안 풀고 싶었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과감하게 해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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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시는2020년 6월 '잠삼대청'(잠실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나서 2021년 4월에는 강남구 압구정·영등포구 여의도·성동구 성수·양천구 목동 일대 정비사업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서울시는 이밖에도 강남·서초 자연녹지지역, 각 모아타운과 인근 지역, 공공재개발·신속통합기획 선정·후보지, 서리풀지구 개발제한구역,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놓았다. 현재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총 65㎢ 규모로 서울 전체 면적의 11%에 달한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나선 건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시장에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서다.
지난해 8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정책에 대한 효과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연구원은 “규제지역과 대체지역이 지리적으로 인접하지 않을 경우 대체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장소기반 정책이 정책 목표 달성에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결론내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 대치, 청담동에서 직선 거리로 4~5㎞ 가량 떨어져 있는 반포동 일대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원베일리’ 등에서는 풍선효과의 일환으로 엄청난 폭등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지난해 8월 전용면적 84㎡이 60억원에 거래되면서 국민평형 기준으로 최고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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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 송파구 잠실동은 강남구 압구정동·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과 함께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부동산을 매매하려면 시·군·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거래할 수 없다. 하지만 향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벗어나게 되면 허가없이 매매가 가능한 동시에 실거주 목적이 아닌 소위 ‘갭투자’로 매입도 가능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튀어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잠실동 일대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이른바 ‘엘리트(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에서 매수 문의가 늘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
‘잠실엘스’는 지난해 12월 현재 전용면적 84㎡ 기준 역대 최고가인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최근 ‘잠실엘스’는 28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고, ‘리센츠’는 이달 7일 전용면적 84㎡ 매물이 27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최근 28억3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잠실 가격이 눌려있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번 규제 해제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선호도 높은 매물의 경우 현재도 28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앞으로 규제가 풀리고 나면 국평 기준으로 30억원은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