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1.27 14:46 | 수정 : 2025.01.29 08:17
[땅집고] 국내 부동산 관련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 ‘어떤 아파트를 선택해야 이익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을까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필자는 단기적인 시세차익만 얻을 것인지, 오랜 기간 거주하면서 가치 상승을 노릴 것인지 여부에 따라 같은 가격대 아파트라도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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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본문>
아파트를 매수할 때 최종적으로 2~3개 정도의 매물을 놓고 어느 것을 선택해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몇 날 며칠을 깊게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오늘 내담자인 40대 초반 K씨 역시 최종적으로 압축한 2개의 아파트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며 상담을 신청해 왔다.
■ 위치 나쁜 ‘신축’ vs. 교통 여건 우수한 ‘준신축’, 어느 아파트 살까?
결혼 8년차 K씨는 지금까지 3번의 이사를 했다고 한다. 전세만기가 다가오면 집주인들은 한결같이 실거주를 할 생각이라며 계약갱신을 거절하거나, 아니면 집을 매도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며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해왔다고 한다.
올해 4월, 또 다시 전세만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잦은 이사에 지친 K씨는 아내와 상의 끝에 이번에는 ‘전세’말고 ‘자가’를 사서 ‘타의에 의한 이사’에서 벗어나는 것을 계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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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과 이것 저것 등을 합치면 약 7억원 정도의 현금이 있으며, 여기에 5억원 이내로 대출을 받아서 11억~12억원대의 아파트를 매수할 생각으로 매물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K씨 부부는 동대문역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으며 아이가 없기 때문에 출퇴근에 비중을 두고 집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특히,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역세권에 포인트를 두면서 한 달 이상 집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그렇게 보았던 수많은 집들 중에서 최종 후보로 4호선 길음역까지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한 20평형대 ‘A아파트’와 1호선 청량리역까지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 ‘B아파트’ 20평형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지하철역까지 거리는 A아파트가 가깝지만 동대문역까지 다섯 정거장이고, B아파트는 네 정거장이기 때문에 결국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 차이는 거의 없다고 했다.
A아파트는 2022년식으로 신축급이면서 매매가 11억5000만원이고, B아파트는 2013년 지은 준신축급이면서 매매 가격이 12억5000만원이라고 했다.
K씨의 요즘 마음은 변덕이 심하다. 하루는 요즘 대세인 신축이면서 1억원이 싼 A아파트로 마음이 기울었다가 그 다음 날에는 그래도 입지면에서 길음역보다는 청량리역이 우위라는 생각에 B아파트 쪽으로 마음이 다시 기울었기 때문이다.
연식이 10년 이상 더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억원이 더 비싸다는 것은 분명 B아파트의 입지가 좋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해당 아파트들을 소개해준 부동산 사장님들에게 ‘곧 팔릴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매일 들었다고 했다. 마음은 급해지는데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겠다며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선택이 무엇인지 알려달라며 상담을 신청해 왔다.
■ 갈아타기용, 장기거주용 여부 따라 아파트 선택 달라질 것
나는 K씨에게 아래와 같이 2가지 질문을 했었다.
첫 번째 질문은 대출 감당범위가 얼마까지인지 여부다. 개인적으로 부동산을 매수할 때에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좋은 것을 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시간이 갈수록 눈높이가 올라가고 알게 모르게 자산도 늘어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정도면 괜찮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때 조금 더 무리를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무리를 해서 제일 좋은 물건을 사는 것이 나중에 후회가 덜 하고 만족감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K씨 부부는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대출액의 최대치를 설정해 보았으면 한다. 5억원 이내까지만 가능하다면 A아파트를 6억원도 가능하다면 B아파트를 선택했으면 한다. 아직 이사도 하지 않았는데 몇 년을 살다가 이사를 할지를 물어보니 조금 생뚱맞다 생각할 수도 있다.
K씨 부부가 앞으로 5년 이내에 갈아타기를 시도할 생각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축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A아파트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생각된다.
왜냐하면, 신축 프리미엄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거의 안정성과 이사에 대한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자 오랫동안 살 생각이라면 신축보다는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생각된다.
즉, ‘갈아타기용’이라면 ‘A아파트’를 ‘오랫동안 거주용’이라면 ‘B아파트’를 선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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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대출이 상환 되면 대중성이 강한 30평형대로 갈아타기를 시도해 보았으면 한다.
어쩌면, K씨 입장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앞으로 가격차이가 더 벌어질까’일 것이다. 부동산은 결국 입지이다. 시간이 지나면 신축도 구축이 된다. 요즘 신축이 워낙 대세이고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분양가의 상승으로 인해 길음역 아파트의 경우 신축프리미엄 기간이 10년 정도는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 즉, 신축 프리미엄 기간이 살아 있는 향후 6~7년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신축 프리미엄이 사라지게 되면 가격 차이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생각된다.
왜냐하면, 건물의 가치가 감가상각 되는 만큼 토지의 가격 상승분으로 이를 보충해주어야 하는데 그 힘은 분명 청량리역보다는 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일반인들에게 정보가 오픈되어 있고 정형화되어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입지의 차이가 가격으로 정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참고로 급지가 높을수록 대체지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축 프리미엄 기간이 길어진다. 또한, 상승장일 때에는 길어지고, 하락장일 때에는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