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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랜드마크서 도시 흉물로…'대만의 63빌딩', 폐건물로 전락

    입력 : 2025.02.01 07:30


    [땅집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을 상징하는 초고층 건물인 ‘가오슝 85 타워’가 사실상 폐건물로 전락했다는 내용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오슝 85 타워는 가오슝 한복판에 위치한 높이 350m, 지하 5층~지상 85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이다. 1997년 완공된 이후 타이베이에 위치한 508m 높이의 ‘타이베이 101’이 지어진 2003년까지 대만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대만 최고층 타이틀은 빼앗겼지만, 가오슝 85 타워는 가오슝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도시 이름인 가오슝(高雄)의 ‘가오’(高)를 형상화한 건물 모양이 인상적이다. 13~35층까지는 2개동으로 분리돼 있고, 36층부터 다시 하나의 건물로 합쳐진다. 독특한 건물 구조 때문에 도시 관광 홍보물에도 단골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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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가오슝 85 타워는 현재 내부 대부분이 비어있다. 건물을 시공한 툰텍스건설이 속한 툰텍스그룹이 준공 4년 만인 2003년 부도 처리됐기 때문이다.

    툰텍스그룹은 백화점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부동산 개발, 건설로 영역을 넓힌 기업이다. 부도 전까지 대만 최대 규모 대기업 집단이었다. 창업주인 천류하오 회장은 국민당 간부까지 올랐던 인물로 2000년 물러난 리덩후이 총통과 가까웠다. 툰텍스그룹 역시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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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진당 소속 천수이비엔 총통이 2000년 대만 역사상 최초로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서 툰텍스그룹도 무너졌다. 분식회계 혐의를 받은 천류하오 회장은 회사 부도 이후 중국으로 도피했다.

    가오슝 85 타워를 소유하던 툰텍스그룹 붕괴로 건물의 대부분 기능도 중단됐다. 1999년 저층부에 입점한 일본백화점 브랜드 ‘다이마루’는 영업 부진으로 2000년 철수했다. 이후 여러 매장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다 2022년 이후 공실 상태다.

    36~80층에는 건물 개장부터 5성급 스카이타워호텔이 영업 중이었으나, 2019년 폐업했다. 호텔이 운영하던 74층 전망대도 폐쇄됐다. 가오슝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층 랜드마크지만, 무용지물이 됐다.

    오피스 용도로 설계된 13~35층에는 저가 비즈니스호텔이 난립하다가 상당수 폐업한 상태다. 현재 해당 층에 운영 중인 소규모 호텔들은 단기 투숙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장기투숙, 매매할 수 있다. 한 여행 유튜브에 따르면, 원룸형 객실 월세는 오션뷰는 1만1000대만달러(약 48만원), 시티뷰는 7500대만달러(약 32만원) 정도다. 매매가는 198만~698만 대만달러(약 8600만~3억원)에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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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가 텅 비어 있기 때문에 해가 진 이후에는 가오슝 85 타워는 조명이 켜지지 않는다. 가오슝의 대표 관광 코스인 가오슝시립도서관 야경과 대비된다. 인근에 대형 백화점, 고급 호텔과 리조트 등이 있는 번화가에 가오슝 85 타워는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오슝 85 타워의 현재 모습을 본 네티즌은 “우리나라로 치면 여의도 63빌딩이나 해운대 엘시티가 폐건물이 된 건데, 저런 거대한 건물이 폐건물이 되면 도시가 무서울 것 같다”고 반응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저런 폐건물을 도시 홍보 책자에 넣은 가오슝시에도 문제가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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