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1.30 07:30
[땅집고] 강의 시간표를 잘못 짜면 무조건 지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건물을 보유한 대학교가 있다. 한때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있는가 하면 육상 경기가 가능할 정도로 길게 늘어선 건물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초고층 건물, 최장 거리 건물이 있는 국내외 대학교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교육용 건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본관이 있다. 한국의 광주 조선대 본관은 ‘동양에서 가장 긴 건축물’로 불린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는 높이 240m, 36층, 강의실 5000여개 규모의 본관 건물이 있다. 1949년 착공해 1953년 완공한 이 건물은 미국 이외 국가에 세워진 최초의 높이 200m 이상 건축물이다. 1985년 서울 여의도 63빌딩이 준공하기 전까지 북미 지역을 제외한 세계 최고층 건물이었다.
모스크바 국립대는 일명 ‘엠게우’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교육기관이다. 1755년 엘리자베스 페트로브 여왕의 지시로 설립됐다. 수십여명의 노벨상,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소련 시절에는 공산권 국가의 고위층 자녀들이 유학하는 대학교이기도 했다.
엠게우 본관 건물은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지시로 모스크바에 건립된 7개의 마천루 중 하나다. 엠게우 본관을 비롯해 러시아 외무부 청사, 행정부 청사, 레닌그라드스카야 호텔 등 일명 ‘스탈린 7자매’로 불린다. 그 중 엠게우 본관의 높이가 가장 높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상징성 높은 고층 건물이기 때문에 엠게우 본관은 모스크바 여행 시 필수 방문 코스다. 현재는 건물 대부분은 기숙사로 활용되고 있고, 대학 본관의 행정적 역할은 다른 건물에서 수행하고 있다.
광주 동구 서석동에 위치한 조선대 본관 건물은 총길이 365m, 지하 2층~지상 최고 11층 규모다. 한때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일 정도이며,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 94호로 등록됐다.
조선대는 1946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 대학으로 설립됐으며, 이듬해부터 건물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한국전쟁 발발로 공사가 지연돼 1954년에야 완공됐다. 최초에는 박공지붕 5개 규모에 불과했지만, 수차례 증축 끝에 현재의 규모가 됐다.
☞AI가 매칭해 준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은 어디?!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의미와 오랜 멋을 자랑하는 건물이다 보니 미디어에도 노출이 많이 됐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영화 ‘서울의 봄’ 일부 장면을 조선대 본관에서 촬영했다.
현재 조선대 본관은 학사운영팀, 자유전공학부, 글로벌인문대학 시설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증축돼 복도가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4층까지는 복도가 연결돼 있지만, 5층 이상은 건물의 남쪽과 북쪽이 분리돼 있다. 재학생이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열리는 수업을 수간신청한다고 해도 이동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주의가 필요하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