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1.25 07:30
[땅집고] 최근 싱가포르에 조립식 초고층 아파트들이 지어지고 있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높이 140m, 40층의 ‘클레멘트 캐노피’가 2019년 싱가포르에 준공했다. 2023년에는 그보다 50m 이상 높은 192m 높이, 56층 규모의 ‘에비뉴 사우스 레지던스’가 완공됐다.
이들 단지는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졌다. 모듈러 공법 중 하나인 ‘PPVC(Prefabricated Prefinished Volumetric Construction)’ 공법을 사용했다. 기본 골조와 전기 배선 등 주택에 필요한 설비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건물이 들어설 부지로 옮겨와 레고 블록을 맞추듯이 조립하는 방식이다. 빠르고 저렴하게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소음 공해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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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준공한 ‘클레멘트 캐노피’는 싱가포르 서부 클레민티 지역에 위치하며, 높이 140m, 40층, 2개동에 총 505가구가 있다. 프랑스의 부이그건설 계열사인 드르가지 싱가포르가 건립한 건물이다. 이 건물을 올리는 데 총 1899개 모듈이 쓰였다.
CNN 보도에 따르면, 모듈러 공법으로 클레멘트 캐노피를 건설하면서 전통적 방식 대비 8 % 정도 비용이 절감됐고, 40%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었다. 준공 당시 이 단지는 모듈러 주택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이전까지는 영국 런던의 ‘101 조지 스트리트 타워’가 135.6m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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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조립식 주택 타이틀은 싱가포르 중부에 있는 에비뉴 사우스 레지던스가 가져갔다. 건설사 ADDP가 시공한 이 단지는 192m 높이에 56층, 약 1000가구 규모다. 이 건물에 쓰인 모듈은 총 3000여개였으며, 80%를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고 싱가포르에서 조립했다.
초고층 모듈러 아파트는 가격도 높다. 동남아시아 부동산 플랫폼 ‘프로퍼티 구루’에 따르면, 방 2개, 화장실 1개로 구성된 클레멘트 캐노피(17평) 1채에 130만 싱가포르 달러(약 13억8000만원)다. 방 2개, 화장실 2개로 구성된 에비뉴 사우스 레지던스(20평)은 1채에 170만 싱가포르 달러(약 18억1000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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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과거 콘크리트 구조물을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PC(Precast Concrete) 공법이 1980년~1990년대 정부 주도의 아파트 공급에 널리 사용된 바 있다. 그러나 구조물 조립기술력 부족으로 누수, 접합부 외벽 크랙 등 문제가 발생해 현재는 쓰이지 않는다.
국내에는 아직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진 고층 아파트는 많지 않다. 대부분 6층 이하 저층 주택에 사용됐다. 2020년대 들어서야 중고층 아파트 건설에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진 주택 중 가장 높은 곳은 2023년 준공한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의 ‘용인영덕경기행복주택’이다. 다만 싱가포르처럼 초고층이 아닌 13층 높이, 106가구 규모다. 올해 착공 예정인 서울 중랑구 신내동 ‘신내컴팩트시티’는 15층 높이로 지어질 예정이다. /raul1649@chosun.com